지리산 산행

2013.01.06 거림골

지리99 수야 2013. 1. 8. 11:18

 

 거림골

 

 

일시:2013년1월6일(일요일)

산행자:산나그네,에스테야,센드빅,수야, 게스트:춘세님, 잠시동행:최정석님.

경로:거림-천팔교-북해도교- 무명교-우측(고도1,360)-청학연못 -03-10구조목 과 세석교 중간지점-세석교-거림매표소.

거리및 산행시간:10.3km. 휴식및 만찬포함 7시간39분.

2013-01-06 거림-청학.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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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독오당 송년회에는 외부인사를 초청하기로 했습니다.

참석 가능한 거리에 계시며 평소 독오당과의 소통을 하는 지리 99의 산꾼을 초청하기로 하고

함안의 강호원 님, 마산의 춘세 님, 산나그네 님의절친 송신근 님, 문학평론가인 이성모 교수님,

지리산의 인간 GPS 최정석 님, 간혹 한 번씩 올리는 글에서 엄청난 내공을 보여주시는 엉겅퀴 님을 초청을 합니다.

허나, 안타깝게도 개인 사정으로 불참을 통보하신 춘세 님, 송신근 님, 강호원 님을 모시지 못한 그날에

독오당은 모든 가식을 벗어버리고, 아주, 아주 인간적인 면모로 광란의 밤을 보내며 달렸습니다.

아주 열심히.

그리고 새해에는 함께 산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독오당 사무총장 귀소본능의 잦은 부상과 누적된 피로로 인해 산행 및 업무수행 불가를 통보한 사무총장 임시대리

즉, 새롭게 떠오르는 반짝반짝 빛나는 그야말로 샛별 같은 착하고, 순진하고, 요즘 얘들 말로 간지나는 수야가

2013년 새해에 독오당 정기산행 날짜를 공지합니다.

동안거에 긴 동면을 선포하신 다우 형님과, 부상의 지저분한 신체를 사진까지 찍어 올린 귀소본능을 남겨두고

독오당이 지리산으로 갑니다.

이날, 게스트 춘세 님의 가세는

"춘세님 만세!!" 를 에스테야 형님이 외치게 됩니다.

산 나그네 선생님과 춘세 님이 덕산의 시골국밥에 먼저 도착하시고,

실로 오랜만에 독오당 산행에 동참한 센드빅 형님은 어제에 이어 연이틀 연속 지리에 동행을 합니다.

에스테야 형남과 센드빅 형님 그리고 수야는 덕산에서 산 나그네 님과 춘세 님을 조우하며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어! 정석 형님 아입미꺼!!" 라고 외치는 센드빅 형님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이 무슨 얄굿은,,,, 어라! 산행 코스도 같네!!

인사하고, 이러고, 저러고...... 그리고 정석 형님 일행이 먼저 출발합니다.

이 순간 역시 우리의 센스쟁이 센드빅 형님이 한마디로 빨대를 쑤우욱 꼽아 줍니다.

"형님 우리 밥값은 내지 마이소! 예!. 부담 시럽구로...."

이거는 "웬만하모 밥값 주고 가도 괘 안심 더" 이런 의미였는데,

정석 형님 대답이 돌아옵니다.

"어~ 그래? 그라모 그냥 가께. 낸중에 보자 아이~"

 

 

 

느긋하게 한 그릇씩 산행의 필요한 힘을 비축하고, 들머리에서 산행 채비를 하고,

우리는 지리산으로들어 갑니다

 

운명처럼 만난 지리산

가슴이 뜁니다.

올 한 해 여기 지리에 들 때마다 이처럼 가슴 벅찬 순간으로 기억되게 하여 주소서.

 

"이제,오늘 다시 시작 입니다.

힘들고 고단한 삶에서 진정한 나를 성찰하고 반성하며

또다시 돌아갈 명분을 찾아 헤매는 시간마다

나의 지리산행은 마음의 자유를 찾는것이며 결국 본래의 나로 돌아가는 과정 입니다.

더 많은 깊이 있는 생각과 더 많은 열정과 열망으로

저 를 지리산으로 향하게 하시고,

이곳에서 진정한 자유를 볼수있게 해주시고,

지리산행의 횟수 만큼 저의 생각도 함께 폭넓게 성장 할수있게 해주소서!"

-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기도하며...-

 

 

 

함께 걸어간다는것,

특히,지리산행의 길을 같이 걷는다는 것은 동지라는 의식으로

이공간에서는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지리산을 홀로 다니든 초년시절엔 이러한것을 몰랐습니다.

지금도 가끔은 혼자의 산행을 할때도 있습니다.

마음이 닿는 산우와 함께 할때와 홀로산행때의 의미와 산행의 느낌은 많은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어느 하나도 좋지 않은 순간은 없었든것 같습니다.

 

천팔교.

산나그네님의 설명을 잠시 듣다가

저도 한마디 끼워 넣었습니다.

"왜 천팔교인지 아십니까?"라고..

함께 동행한 분들은 아실것이고, 궁금하시면 공부를 하시길...

 

 

북해도교를 지나 무명교 입구에서 산나그네님과 동갑친구 춘세님은 세석으로 오르시고

젊은 우리셋은 아침에 만났든 정석형님의 흔적을 따라 청학연못으로 바로 질러 올라갑니다.

 

 

앞장선 나를 따라올라오는 에스테야형님은 룰루랄라인 반면

이틀연속 산행과 한동안 몸상태가 많이 안좋아 병원 신세까지 지고있는 센드빅형님은

많이 힘들어 하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지리산중에서 센드빅형의 이런모습은 처음 보는것이라 괜시리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안그래도 부상이 잦고 몸상태 등의 일로 독오당이 약간 침체의 분위기에 있기에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번 신년 산행을 시작으로 또다시 독오당의 진면목을 발휘 하겠지만.....

 

청학연못에 도착합니다.

앞서간 선답자의 발걸음을 따라 쉽게 올라온 길이지만

연못에 내리쬐이는 한낯의 햇볕이 눈부시도록 청명 합니다.

 

전날 비박을 하고 떠난 흔적이 선명히 남아있는 그곳에 우리의 자리를 펴고 산나그네님과 춘세님을 기다립니다.

물론 한캔씩 간을 보면서..

 

이제는 사진작가의 반열에 올라간 에스테야형님은 예술을 창조 하시느라 바쁩니다.

작가의 반열이라함은 사진은 모르겠고 ^^

폼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세석에서 촛대봉으로 내려 오신 두분이 합류를 합니다.

젊은것들은 가로질러 잘라 먹기를 해도

늙은(??)두분은 빵빵하게 트인 조망을 담아 오시는 성실함을 보여주십니다.

독오당의 당수님이신데 이정도는 기본 입니다.^^*

 

에스테야형의 버전~

만세! 만만세!

춘! 춘,춘세! 만세!!

 

춘세님도,에스테야님도 청학은 오늘이 처음이라 하네요.

 

먹었습니다.

그야 말로 진수성찬의 만찬은 오래토록 이어 졌습니다.

그리고 오고 가는 잔 속에는 한겨울날의 햇볕만큼이나

달달한 삶의 이야기들이 쏟아지기도 하고,

눈 위의 발자국 같은 마음들도 새겨 놓기도 하며

아딸딸 할 때 까지 빈병들을 세워 놓습니다.

 

 

 

독오당 공식 찍사, 에스테야 님의 저 멋있는 자세는

요즘 국립창원대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나오는 비싼 자세입니다.

 

우리가 앉은자리 옆에 슬며시 자리 잡고 앉은 세분의 산꾼들이

말을 걸어옵니다

"창원의 독오당이 아니 십니까??"

"저희를 아십니까?"

 

뭐~ 이렇게 되면 당연히 음식들이 오고 가고 술병이 바뀌고 하는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이 되어집니다.

 

진주에서 오신 분들이라 하는데 죄송하게도 성함을 잊어버렸네요.

암튼 지리 99의 눈팅 회원이시라고 하신 분들이니 혹시라도 보신다면 인사라도 나누어야죠!

 

 

하늘 때깔이 정말 고운, 좋은 날입니다.

마치 나의 심성을 그대로 보여 주는듯 하지않습니까.^^*(에수텡야 형 이거 갖고 태클 걸기 없기!!)

 

 

 

 

 

요거는 누구의 작품일까요?

자칭 예술 하는 사람 입니다.

참고로 이분은 이것을 작품이라고 가보라고 했습니다.

우찌 이런 것을 가지고 작품에 담긴 심오한 뜻이 무엇이겠느냐고 물어볼 수 있는지, 나원 참.

뭐요~ 여기 담긴 심오한 뜻이 도대체 뭐요?

 

옆자리 진주분들과 기념 촬영도 하고  인사를 나눈 후 자리를 말끔히 정리하고

하산을 시작합니다.

 

 

산 나그네 선생님과 춘세 님은 우리가 올라온 길로 내려가시고

젊은 넘 셋은 옆으로 째자 해서 세석교 위 정규 등로까지 자빠지고 구불고 엎어지고 하면서

눈 속에서 놀아 봅니다.

 

조망터에서 안내판과 실물을 대조합니다.

 

 

정규등로를 따라 내려오면서 보니

좌측에 한 무리의 산꾼들이  잘 훈련된 빨치산 같은 움직임으로 대열을 이루며

내려옵니다.

최정석 형님이 이끄는 빨치산 부대입니다.

 

"선생님 사진 한 장 찍겠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국립공원관리법 위반 샛길을 통행 하셨음으로

관계법령에 따라 신분증을 제시해주십시오"

"아 예! 니 맘대로 하세요!"

다시 만난 자리에서 농담을 주고받고 술도 한잔 더 나눕니다.

 

사진을 찍고 보니 이 세분의 표정들이...

춘세 님은 왜 저라고 있을까요?

 

 

내려갑니다

다시 세상 속으로 ..

다시 찾아올 미래를 희망하듯이

다시 찾아올 지리산을 그리워하며 희망하면서...

 

 

 

거림의 그곳.

소나무가 있는 그곳에서

 

 

지리를 벗어나는 발걸음엔 그리움이 벌써 끌려오고

도장골 위로 아직도 남은 겨울의 해는 넘어가질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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