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만물상 코스
일시:2014년 10월 26일.
산행자:상가식구 4명,호진이랑옥자랑,에스테야 (총 7명)
걸어간 길:백운동 탐방지구-가야산 관광호텔-만물상-상아덤-서성재-향로봉-상황봉-서성재-용기골-야영장-백운동.
산행시간:07시 04분~14시 56분 (7시간 51분) 9.17km
가야산 만물상 능선은 2010년 6월 개방되었다.
국립공원지정 이후 38년 만의 개방이다.
가야산은 원래 통일신라 시대 최고의 천재 고운 최치원 선생의 산이었고,
예로부터 오대산, 소대산과 더불어 삼재(三災, 화재-수재-풍재)를 피할 수 있는 깊은 산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귀중한 유산 팔만대장경도 가야산 첩첩산중 깊은 곳에 보관했다.
또 동국여지승람에 옛 기록을 빌어 ‘가야산의 모양새는 천하에 으뜸이요, 지덕이 또한 비길 데 없다’고 기록하고 있다.
예로부터 명산으로 꼽힌 기록은 곳곳에 나온다.
가야산의 대표적인 인물인 최치원은 당나라 과거시험에 합격한 뒤 반란을 일으킨
황소를 글로써 격퇴한 ‘토황소격문’ 으로 신라에서보다
당나라에서 더 유명해진 인물이다.
고향이 그리워 17년간의 당나라 생활을 접고 귀국한 고운 선생이 6두품 집안 출신으로
엄격한 골품제 사회였던 신라의 신분장벽에 막혀 더 오르지 못하자,
세상을 등지고 이곳저곳 떠돌다 마지막 입산한 곳이 바로 가야산 홍류동계곡이었다.
홍류동계곡 주위엔 지금도 그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만큼 깊었으니 당연히 삼재를 피할 수 있었던 산이기도 했다.
산행은 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백운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쌀쌀해진 날씨에 주차장 한쪽에서 떡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때마침 일출이 시작되고 커피잔을 들고 여명을 감상 후
가야산 관광호텔 방향으로 본격적인 산행을 한다.
산행 시작 얼마후 뒤돌아본 산아래는 운무가 깔려 산행의 맛을 더한다.
마치 바다의 섬처럼
산들이 떠 있다.
오름기준 좌측의심원골 너머로 멀리 합천 오도산 정상의 송신탑이 보일 정도로 조망이 좋다.
심원골 시작부인 심원사 건너의 능선이 도계능선으로 우측의 남산제일봉과 매화산이 그 앞쪽이다.
즉, 심원사와 오르고 있는 만물상 능선은 경북땅이고 도계능선 저 넘어는 경남 합천땅이 된다.
정상부를 가린 봉우리를 넘어가야 만물상 능선이 보인다.
용기골 방향의 능선 암봉이 오전 햇살에 드러난다.
추색은 짙다 못해 이제 늦가을 막바지 느낌이다
칠불봉 우측의 동성봉 능선인듯싶다.
나무계단이 옷을 벗게 하고
쉬어 가는 시간을 만든다.
체력적으로 서서히 앞 뒤가 구별되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물 한 모금의 휴식을 한다.
크고 작은 암봉들이 신비로운 모습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양옆으로 트인 조망에 산속을 헤매는 답답함이 없어 걷는 맛이 난다.
고속도로를 달릴 땐 어둠 속의 안개가 긴장하게 하고 성가시기만 하더니
산 위에서 바라보는 운무는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으로 펼쳐진다.
도계능선이 줄곧 오름의 왼쪽에서 따라 붙는다.
멀리 두문산과 오도산.
집 나와 3일째 산속을 헤매는 옥자님도 포토존에 선다.
그동안 말 못할 마음고생으로 힘들었든 답답함을 한번에
풀기라도 하듯이 연일 산속을 찾는다.
지리산에서 창원으로, 창원에서 가야산으로 연속 강행군의
산행에도 부족한 잠과 피로는 다 잊을 수 있는 산꾼 부부와
지리산 이외의 외도는 이번이 두 번째이다.
이제 다 지나간 일이니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나면 더 좋은 날들이
펼쳐지리라 기대한다.
조망처 마다 카메라가 다가간다.
서서히 들어내는 만물상 능선은 그 이름 값을 제대로 한다.
아기자기 하기도 하고 웅장하기도 한 기암의 분위기는 신의 영역이다.
신의 조각품 같은 절묘한 암봉의 풍광에
한동안 압도되고 눈으로 먼저 밟은 산길을 몸으로 밀고 오른다.
오름길이라 맥주로 입가심만 하는 수준으로 잠시 쉬고 다시 간다.
호진형님과옥자님은 어쩔 수 없이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뒤로 쳐진다.
연속 비박과 어제 무리한 술자리가 큰 부담일 것이다.
천천히 오시라 하고 앞선다.
끈질긴 강인한 생명력의 소나무 한 그루가
잠시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 너머의 가야산 정상이 지리산 천왕봉의 위엄처럼 푸른 가을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상가식구들과의 산행에 처음으로 같이한 에스테야형님은 이번 외도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하신다.
가야산 만물상 능선의 본격적인 구간이다.
일찍 시작한 산행으로 정체가 일어나는 일 없이 몇몇 등산객과 앞서거니 뒤서거나를 하며
걸을 수 있어 무척이나 좋다.
줌으로 잡아 당겨본 서성재 위의 정상부.
왼쪽으로 경남의 주봉인 상왕봉(1,430m), 오른쪽은 경북의 주봉인 칠불봉(1,433m)이다.
끊임없이 연속되는 나무테크가 부담이 되기는 해도 생각만큼 힘에 부치지는 않는다.
멀리서 보이는 연속되는 나무계단을 오르는 모습 또한
힘든 기색보다는 가벼워 보인다.
힘들다. 엄살을 부려도 잘들 올라간다.
지리산의 그 험한 길을 걸어본 경험들이 진가를 발휘하는가 보다.
뒤돌아 본 만물상 능선
바위마다 이름이 있을법하다만 나는 정확한 이름을 모른다.
올라서는 암봉 마다가 조망처고
환상적인 포토존이다.
상아덤을 통과한다.
상아덤의 전설을 기록한 표지판.(10시 22분)
서성재 도착(10시 28분).
용기골에서 올라온 산악회의 등산객들이 여기저기에서 시끌벅적하다.
호진형님과옥자님은 서성재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정상으로 빠르게 오른다.
정상까지는 경사가 각을 세운 계단길이다.
정상의 나무계단을 올라서 오른쪽의 칠불봉으로 건너가 일행을 기다린다.(11시 10분)
지리산 주능선이 한 눈으로 들어온다.
앞에서 두 번째 능선 상이 아마도 비계산과 우두산 인듯하다.
건너편 상황봉이 힘들게 올라온 길에 비해 지척이다.
가야산 해인사 방향에서 올라오면 저곳을 거쳐서 이곳으로 건너오게 된다.
정상에는 아직은 올라오지 않은 사람이 많아 비교적 사진을 찍기에도 무리가 없다.
한산한 시간을 기막히게 잘 맞추어 올라 온 듯하다.
사진도 느긋하게 찍고 펼쳐진 조망도 마음껏 누린다.
상왕봉에 선다.(11시 33분)
저녁에 일정이 있어 빨리 하산을 해야 하는 관계로 사실 상왕봉은 11시로 계획을 했었다.
칠불봉에서 한사코 오지 않겠다는 성여사에게 배낭을 두고 건너온다.
칠불봉에서 사부작 걸음으로 15분이면 충분한 거리다.
해인사 방향에서 올라오는 길.
정상의 조망에 한동안 빠져 본다.
우비정.
어느 사이 칠불봉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사진 한 장을 찍으려 줄을 서서 대기 하는 진풍경을
뒤로 하고 빠르게 하산을 한다
하산길 마주치는 산악회 사람들의 간혹 몰상식한 행동에 짜증이 나 기도한다.
서성재에서 호진형님과 또 한 분의 산꾼이 합류하여 용기골을 내려온다.
수 많은 등산객이 줄지어 오르내리는 길이라 복잡하고 분답스럽다.
구간 구간 정체가 일어나고
여지없이 앞뒤 사람 신경을 쓰지않고 길을 막고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로
한 번씩 인상을 쓰게 된다.
음악을 크게 틀고 앞에서 비켜주지 않은 체
걷는 사람도 다른 사람의 기분도 살폈으면 좋으련만...
용기골을 내려오다 자리를 잡고 거나한 점심을 1시간이 넘도록 질펀하게 가진다.
조금은 들뜬 기분으로 마신 술이 기분 좋은 취기로 오를 즘 자리를 틀고 일어선다.
서둘러 내려오는 길은 가장 빠른 걸음으로 걸어
주차장에 도착하고 바빠진 마음에 서둘러 인사를 나눈다.
창원으로, 광주로 아쉬운 발길을 돌리며
잊지 못할 좋은 또 하나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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