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암 가는길
일시:2014년 6월 15일(일요일)
참석자:상가식구(6명)
걸어간 길:마천면 삼정리 음정-영원사 옛길-영원사입구-도솔암-중북부 능선-별 바위등(1400m)-작전도로-음정.
산행시간 및 거리:07시 51분~15시 01분(7시간 9분) 10.67km.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음정 마을 에서 출발하여
작전도로를 따라 걸은 산행궤적.
<주의지점:영원사전 도솔암 들머리와, 도솔암에서 삼정산 능선으로 붙는 삼거리지점.>
상가식구들과의 오붓한 나들이 같은 산행을 위해
차량을 통해 지안재를 넘어갑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차 한 대 지나가지 않습니다.
오도재 전망대에서 지리산의 조망에도 빠져도 봅니다.
전망대에서 미리 아침을 먹고 음정으로 갑니다.
주차하고 쉬엄쉬엄 영원사 옛길을 올라갑니다.
몇 해 전 이 길로 내려오면서 보았든 빨치산 비트가 기억이나
주위를 살펴보다 이런 곳을 보게 됩니다.
바위에 새겨진 글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을 하든 곳인지, 어떤 용도인지....
무슨 터일까요?
영원사에 도착 하기 전 도솔암으로 가는 들머리로 들어갑니다.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모든 지리산 길을 알 수 있기에 굳이 설명하지 않습니다.
실계곡을 살짝 건너자
물소리조차 조용조용 들리는 한적한 길을 걷습니다.
이제는 조그만 걸어도 땀이 솟아나는 계절입니다.
칠 암자 순례길을 혼자서 왔다는 광주의 한 분이 먼저 올라간 뒤를 따라
노닥거림으로 천천히 걷습니다.
길은 반들반들하도록 또렷하고 유순하며 걷기에 참 좋습니다.
이런 길은 혼자서 걷기에 참 좋은 길 입니다.
몇 번을 찍었는데 계속 흔들리고 말았네요
수정란풀이라고 하네요
버섯인가 싶기도 하고 무슨 꽃인가 싶기도 한 하여튼 이상한 놈입니다.
초점을 못 잡아 많이 아쉽네요.
느린 걸음으로 걸어도 도착은 합니다.
도솔암 입구에서 먼저 올라온 광주의 그분을 다시 만나는데
능선으로 가는 길을 못 찾고 있다 하여 기다렸다가 우리와 동행을 하기로 합니다.
제일 먼저 바라보는 상봉은 지척에 있는 듯 다가옵니다.
사랑의 마음 가득 담은 눈빛으로 연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럴까요.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병입니다.
지리산 병의 치료는 지리산만이 처방이지요.
다들 여기저기 둘러보느라 분주합니다.
얼마 전 새로 한 암자의 지붕이 곱게 단장 되었습니다.
전에 보았든 모습과 많은 차이는 없지만, 약간씩은 변한 것 같습니다.
물 한잔을 마시고 뒤편의 전망대로 일행을 안내해서 올라갑니다.
영원사 뒤로 삼정산이 한눈에 보이고 문수암도 보입니다.
도솔암만 빼고 걸었든 길이라 다들 쉽게 알아봅니다.
빗기재, 삼정산, 영원사, 문수암, 삼불사...
신발을 벗고 법당으로 들어가 삼배를 합니다.
무엇을 빌거나 이루어지길 소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마음이 휘둘림 없이 편안해지길 바랐습니다.
칠암자중 한 곳만 남겨두고 내내 아쉬워하든 도솔암에서 기념한 장을 남깁니다.
며칠 머물고 싶은 도솔암입니다.
능선 상의 별 바위 등으로 가기 위해 도솔암을 나와 능선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희미한 길 때문에 조금의 알바를 하고 반듯한 길을 찾아 오릅니다.
혼자서 온 광주의 그분을 먼저 보내드리며,
능선에 올라서면 우측 삼정산 방향으로 가라는 안내를 해주고
쉬고 걷고를 반복하며
시골 장날 장 보는 사람들처럼 놀면서 올랐습니다.
능선에 올라서니
가슴속까지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바람이 불어옵니다.
하늘과 산과 그 속에 같이 하는 사람들.
전망바위 위에서 눈을 감고 팔을 벌려 봅니다.
이 맛이지요.
지리산의 맛.
가슴 뛰게 하는 지리산을 다 안아 보고 싶습니다.
반야의 엉덩이는 한낮의 햇살 아래 몽고반점까지 다 보입니다.
저기도 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곳 몽고반점 같은 묘향대를 알려 주었습니다.
이분들 이제 지리산 어디에서도 반야를 알아봅니다.
천왕봉, 중봉, 하봉
칠선, 국골, 두류능선, 저기 저기라 알려줍니다.
못 알아 들을 줄 알면서도...
노고단 아래 성삼재의 모습과 만복대를 비롯한 서북 능선도 다 보입니다.
지리산 주능선의 끝에서 끝까지를 한 눈으로 다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바위에서
배낭을 풀고 오찬을 시작합니다.
좌측, 아침에 넘어온 오도재와 삼정산과 법화산 .
산행기점인 삼정마을이 발아래 놓여있습니다.
밥 먹고 술도 먹고 놀았습니다.
술은 나만 먹었습니다.
시간적 여유와 짧은 산행의 거리로 부담 없이
즐기는 긴 오찬을 마무리하고 각자 한방씩을 기념합니다.
벽소령을 당겨 보니 가까이 다가옵니다.
삼각고지 좌측의 형제봉 부자바위도 몇 발 안 되는 가까운 거리입니다.
바로 앞의 저 봉우리가 별 바위 등인가 봅니다.
내려가야 할 동선을 그려봅니다.
내려갈 길이 멀지 않고 험하지 않은 길이라 더욱 여유를 부려봅니다.
돌길을 따라 한동안 내려와서 작전도로를 만나 또 쉬어 갑니다.
산악회의 많은 등산객이 줄줄이 지나갑니다.
음정까지의 4.1km는 별로 재미없는 길이지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웃고 내려 갈 수 있어 좋습니다.
힘들지 않고 적당한 거리와 코스였다고 좋아합니다.
몇 번의 무리함으로 겁을 먹고 선뜻 따라오길 주저하든 사람들이라
앞으로는 코스선정에 더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음정 마을 길가에 핀 접시꽃이 웃는 듯 반겨줍니다.
돌아오는 길에
산청휴게소에 들렸더니
허준 선생께서 진맥을 해주십니다.
요즘 부쩍 눈이 침침하고 스마트폰도 오래 들여다볼 수가 없습니다
노안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이나이에 무슨...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인정하기가 싫습니다.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했던가요.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나마
잘 물들어 가는 단풍이 되고 싶습니다.
지리산!
너를 보면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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