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미봉(艮美峰 728m)
일시:2014년 3월 16일
걸어간 길:시암재-간미봉-지초봉-야생화생태공원-까치절산-구만저수지
산행자:창원 상가식구 6명+호진이랑옥자랑,(총8명)
지난번 향운대 산행 때의 여운으로 이번에는 조금 쉬운 길을 찾아갑니다.
고속도로를 달려 황전휴게소에서 먼저 도착한 호진형님 옥자님과의 반가운 만남을 가집니다.
이제는 어느덧 창원의 우리 일행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가까워진 사이입니다.
지리산은 그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엮어 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준비해간 아침밥을 먹고 구만리 저수지옆 주차장에 호진형님의 차를 주차하고
총 8명이 한 대의 차로 시암재로 갑니다.
엊그제 내린 눈으로 만복대는 겨울 같은 분위기입니다.
오늘 가야 할 능선에는 봄과 겨울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내려가는 길을 대충 설명하지만, 솔직히 저도 안 가본 길인데 어찌 알겠습니까.
산행의 묘미 중에 하나는 그 시점에 일어나는 그 현장에서의 상황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시암재휴게소를 나와 도로를 따라 내려서자마자 앞쪽 능선으로 들어갑니다.
발에 밟히는 3월의 눈길도 그럭저럭 재미있습니다.
앞서 걸으며 초반 능선 진입을 위해 올라갑니다.
여기까지 시암재휴게소의 음악 소리가 들립니다.
즉시 돌아가라 하네요.
저 그림은 반달곰이 발로 콱 어찌한다는 그런 내용 인게지요.
조금 섬뜩한 그림입니다.
국립공원 경계석을 따라갑니다.
설령 국공을 만나더라도 경계석 밖으로 한 발짝씩만 벗어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능선에 올라서며 시암제를 뒤돌아봅니다.
그, 참 음악 소리 한 번 요란합니다.
산짐승들이 좋아할까요.
묘하게 만복대의 잔설과 형님의 머리가 그시기 합니다.
오늘은 재미있게 찬찬히 놀자 했습니다.
그동안 지리산에 들지 못해 아쉬웠다가 오랜만의 산행인데 우리 팀의 느릿한 걸음에
보조를 맞추자니 갑갑할 것인데도 참 잘 맞추고 챙겨주십니다.
심한 감기에 산행을 포기할까 하다가 그래도 또 같이 나서는 걸 보면
이 사람들 점점 지리산에 빠져드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제가 형님 누나들 많이 괴롭히는 동생이기도 합니다.
다시는 안 간다는 생각이 삼 일이면 사라질 거라 처음에 그랬는데
그리되어 갑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계속 내리막길이라 했는데 왜 올라 가느냐고 묻습니다.
뭐,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고 그런 거지
짧은 인생 그런 거 가지고 시비 하지 마라 일축하면
알면서도 속아주는 좋은 사람들 입니다.
잔가지가 참 많이 성가시고 발길이 좀 덜한 탓에 조심스러운 걸음입니다.
잠깐씩, 좌우로 펼쳐지는 조망 탓에 그래도 별 힘든 줄 모르고 잘 진행을 합니다.
만복대를 기점으로 서북능선의 일부가 등 뒤로 펼쳐집니다.
저기가 만복대고 고리봉이고 우짜고 저짜고 해도 별 관심도 없는데 혼자서 떠들어 댑니다.
뒤도 안 돌아 보고 오로지 앞으로만 가는 이 사람들 뒤에서 따라가다
인기척을 느끼고 조금 빨리 진행을 했는데 어느 사이 따라 잡히고 보니
맑은소리 팀입니다.
우연히 마주치는 반가움은 경험해야만 알죠.
참, 대단한 준족들입니다.
간미봉에서 만나기로 하고 먼저들 가십니다.
우리 팀의 딱 배는 빠른 걸음으로 순식간에 사라지네요.
언젠가는 저 비슷하게 우리 팀도 저렇게 만들고 싶어집니다.
먼저 간 호진옥자님과 마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 술병을 홀짝이면서 말입니다.
쉼이 많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뭐, 어차피 집에 갈 때는 같이 가야 하는 거니까
조금 천천히 가면 어떻습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열이 오르고 옷을 벗게 하더니
삐질삐질 나든 땀이 급기야 한바탕 호흡을 가다듬을때 쯤 온 몸을 적시게합니다
간미봉에 도착합니다.
艮(어긋날 간), 美(아름다울 미), 아름다움에서 어긋나 있는....?
먼저 도착한 맑은소리 팀의 빨래(?)와 종석대, 노고단의 모습을 합쳐보면
아름다움에서 어긋나 있긴 한 것 같습니다.
밥 다 먹고,술도 다 먹고...우이 씨.
건네준 소주 한 잔이 참 짜릿합니다.
나머지 우리 일행이 오든지 말든지 에라 ~, 몇잔 연거푸 넘겨버립니다.
늦게 도착한 일행들과 인사도 나누고, 음식도 같이합니다.
기분좋은 노랫소리에, 그 머시기한 정석형님의 춤까지....
한 참을 쉽니다.
어느 사이 누군가는 잠도 한숨 주무십니다.
내려가서 다시 한 잔을 약속하고 맑은소리 팀이 또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호진형님 나오고,
수야 들어가고,
호진님옥자님 만,
여자들만 또 찍고.
음... 아름다움에서 어긋나 있긴 하다.
노고단과 종석대 그리고 걸어온 능선길.
국립공원의 경계가 저 능선으로 갈려져 있습니다.
만복대에서 왕시루봉까지를 파노라마로 찍어 봅니다.
평소 운동할 시간적인 여유도 부족하고 산행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1년이 되어가는 초보들입니다
그렇지만 열정적인 삶의 모습처럼 언제나 어떤 일에나 적극적인 모습이 저는 참, 좋습니다.
저 때문에 마라톤도 가끔은 도전하는 적극적인 대한민국의 아줌마들이죠.
고도가 낮아질수록 길은 선명하고 좋습니다.
내리막길이 계속되다 보니 발가락이 아프다 합니다
친절한 호진 씨 신발 끈을 다시 묶어 주시고 요령도 알려 주십니다.
지초봉으로 오르기 전 둘레길을 만납니다.
발가락이 많이 아픈 사람과 몸 상태가 좋치 않은 사람을 임도로 내려보냅니다.
8명이 4명씩 갈라집니다.
간미봉에서 소주의 짜릿함을 너무 많이 음미했나 봅니다.
숨이 많이 찹니다.
옥자님이 맨 위에 돌을 올려 놓습니다.
지초봉 입니다.
지초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급경사의 내림으로 잡목이 많고 길도 흐릿합니다.
야생화생태공원이 조성 중 입니다.
앞쪽에 보이는 야산을 넘어 까치절산 입니다.
분수대 뒤의 우측 길을 따라 한 20여 분 걸으면 구만리 저수지가 나옵니다
호진 형님과 저를 뺀 나머지 일행이 걸어온 길 입니다.
지초봉에서 공원으로 내려오는 길.
임도를 따라 내려갔든 일행과 여기서 다시 만납니다
차량회수를 위해 호진 형님과 둘 이만 까치절산으로 가고 나머지 일행은 여기서 쉬기로 합니다.
공원조성으로 산길은 애매합니다
분수대 좌측 산 절개지의 초입을 겨우 찾아 오르고
스마트폰 오룩스맵을 확인해보니 봉우리를 몇 개 넘어야 하네요.
길도 여러 갈래로 나 있고,
낮은 야산 같았든 이 마지막 구간이 많이 힘듭니다.
까치절산의 삼각점을 찍고 내려가는 길은 지리산길트랙을 따라가면 정확 한 것 같은데
둘이서 사면으로 나 있는 길에 현혹되어 좀 헤매고 다니다 겨우 내려섭니다
맨 위의 트랙은 지리산길트랙을 따라 보정을 한 것입니다.
아침에 주차 한 저수지 팔각정으로 바로 내려갑니다.
팔각정 앞 내려온 방향.
시암재의 차량을 회수하고 일행을 태우려 갈 쯤 야생화공원에서 이미 걸어 내려왔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창원에서 출발할 때 준비한 삼겹살로 팔각정에서 점심도 아닌, 저녁도 아닌 식사를 합니다.
처음 계획한 산수유꽃 구경은 도로에 핀 꽃으로 대신하며,
지리산에 왔는데 그냥 맨정신으로 가면 안 된다며 헤롱 대도록 마신 저를 태우고
창원으로 광주로 다음 달을 기약하며 손을 흔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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