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착대-도투마리골
독오당 53차 정기산행
일시:2014년 3월 2일 (일)
산행자:다우님,에스테야님,귀소본능님,수야.
걸어간 길:직전마을-피아골 옛길-무착대 능선 들머리(520m)-무착대 능선-무착대(1,170m)-1350봉-
표고둠벙(1,330m)-불무장등(1,450m)-도투마리골 초입(1,065m)-금류폭포(630m)-직전마을
산행시간:9시간 15분(휴식및 점심포함)
피아골 계곡식당 도착(7:15).
대장님께서 미리 예약은 하셨지만, 밥은 뒷전이고, 밥상머리에 앉아 지형도 한 장을 놓고
질문은 짧고 대답은 긴 상황을 지켜보며 주워들어 둘 말은 담아둡니다.
지난 2012년 8월 용수골로 올라 서상대를 찾아갈 때 여기서 호진이랑옥자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지리산이 맺어준 귀한 인연이지요.
식사를 마치고 커피도 한 잔씩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8:15)
어디서 왔는지 개 한 마리가 당당히 지 맘대로 앞장을 서며 개 안내를 합니다.
한 참을 가다가 뒤돌아보고 우리가 가까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갑니다.
아침부터 개쇄이 뒤를 따라,
개 끌림으로 따라가다 보니 표고막터 이정표가 나옵니다.(8:40)
옛길로 가기 위해 넘었습니다.
정규등로만 교육을 받았는지 개님이 순간 당황합니다.
뒤에서 따라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개 고민을 하더만요.
귀소본능이 안타까웠는지 집에 가라 했습니다.
지 입장에서는 개만도 못한 개 배신감 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두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갑니다.
오데서~!
내가 생각하기엔 따라 오면 개고생 인 걸 개가 알았든 게지.
옛길을 따라 조금 걷다 보면
작은 계곡을 한 번 건너고,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지나칠 수 있는 무착대능선
들머리에 도착합니다(8:48. 고도:520m)
<독오당 다우>를 다우님이 표시해 둡니다.
지난번 용수골산행 때 대장님은 이곳을 말씀하셨습니다.
무착대로 가는 길은 몇 군데가 있지만 무착대를 찾기가 사실 힘들다 하지만
이 길은 무착대로 정확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 이유인즉, 능선을 줄곧 따라 오르면 되기 때문이랍니다.
올라갈 땐 계곡으로 내려올 때 능선이 원만한 산행이지만
오늘은 반대로 하는 이유를 간결히 설명합니다.
에스테야 형님:"대장님 꼴리는 대로 하이소."
"좌로 꼴리면 좌로, 우로 꼴리면 우로 가입시더"
불경스럽기 짝이 없지만 뭐 독오당은 이런 것 가지고 하극상이라 하지 않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뭐, 우짜겠습니까.
그저 대장님 웃습니다.
산행 초반 몸이 아직들 풀린 상태에서 코가 땅에 닿을 것 같은 된비알의 오름에
장딴지가 뻐근해져 옵니다.
입었든 옷을 벗고 한바탕 옴팍지게 땀을 쏟습니다.
계속되는 오름길에 대장님이 뒤로 쳐집니다.
동안거의 후유증이라 합니다만
아시다시피 귀한 아들이 무착대를 다녀온 후 잉태되었다
스스로 밝히지 않았습니까. (2012년 9월 26일 산행기 표고둠벙과무착대)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혹시, 그때의 추억 때문에 밤에 힘을 좀 쓰신 게 아니냐고요..흐흐흐.
무착대 능선 초입부터 두 시간을 넘게 계속 고도를 높이고
무착대에 도착합니다. (10:55. 고도:1170m)
돌탑에서 마주 보이는 곳이 무착대 입니다.
이 돌탑 바로 앞에 조망터가 있습니다.
조망터에 올랐습니다.
왕시루봉(1,243m)이 좌측에서 솟아 있습니다.
봉우리에서 뻗어내리는 능선과 능선들이 근육질 남성의 젊은 핏줄처럼 힘차 보입니다.
노고단 방향에서 내려오든 능선이 1,263m 왕실봉을 거쳐 한번 쉼을 하는 움푹 내려앉은 질매재입니다.
질매재에서 아래쪽 계곡 방향 어디쯤이 피아골 대피소가 될 듯합니다.
전망바위에서 아침의 흐린 날씨 탓에 볼 수 없었든 조망에 빠져 봅니다.
고장 난 카메라를 잘못 가져온 탓에 스마트폰으로 찍어 보지만 역시 별로입니다.
스마트폰 기능을 최대한 살려 파노라마 기능으로 찍어봅니다.
무착대.
대장님의 설명으로 방과 부엌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잡목이 자리를 차지해버린 터에서 사방을 둘러봅니다.
어디에서 본 산행기에는 용바위라 합디다만 정확하지도 않고...
하여튼, 이름은 모르지만 신비롭고 기이한 바위입니다.
저 바위 우측 어디로 돌아 호랑이굴이 있다고 계곡식당의 염성준씨가 아침에 한참을 설명하셨는데
대장님은 오늘 찾아볼 생각이 없으신 듯 주저앉았습니다.
카메라가 없는 관계로 에스테야 형님과 귀소본능의 사진을 무단으로 도둑질해 내 것인 양 걸어버립니다.
그런다고 깨거나, 까기야 하겠습니까? 설마.
물맛이 그렇게 좋았다는 샘은 이렇게 망가져 버렸네요.
다우 대장님을 차 맛에 빠지게 했다던 샘의 물은 구경도 못 합니다.
무착대에서 물맛은 볼 수 없었지만 땀 흘린 뒤의 막걸리 맛을 음미하며 한 40여 분을 쉬고 표고둠벙으로갑니다.
1,350봉에 올라설 때 까지(12:20) 오름길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싶을 만큼 숨이 차 식겁을 합니다.
올라가는 길에는 술 먹으면 잘못 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니까.!!
깨진 무쇠솥을 보고 제가 소설을 씁니다
아마 빨치산이 쫓기면서 버리고 간 것일 거라는...
가만 듣고만 있을 형님이 아니죠
스펙타클한 여러 소설이 나옵니다만 항개도 재미없습니다.
참, 어색한 표정들입니다.
사진은 잘 찍는 것도 있지만 잘 찍혀야 한다는데...
젤 어색한 가운데 저분은 왜 저런 표정 일까요.
이 사람은 좋은 길 놔두고 또 왜 이럴까요.
무착대에서 집착을 벗어버린 후에 기이한 행동들이 연속됩니다.
뭐,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떻습니까.
인생 그리 길지 않는데 하고 싶은 거 해야지요.
올해 마지막 눈이라며 밟아야 한다고 사뿐사뿐 걸어오십니다.
표고둠벙.(12:30. 고도:1,330m)
<표고둠벙은 일제강점기 때 표고버섯 재배용으로 사용되었는데 버섯재배용 목재를 물에 담궈둔 후
두드리면 균사가 퍼져 버섯이 잘 자란다고 한다.
1,350m 봉과 불무장등 1,441m 사이 중간에 위치해 있으며 샘물은 불무장등 방향에서
계곡 물이 흐르듯 콸콸 흘러나온다.
사람들은 반야봉을 멀리서 보면 마치 둔중한 사오십대 여인네 엉덩이 모습이라고 한다.
그런데 불무장등 1,441m봉과 바로 곁의 봉우리는 볼 때마다 흡사 여인네 젖무덤같이 보였다.
그러니 표고둠벙 물은 지리의 뭇생명을 키우고 살찌우는 젖물이다.>(다우 대장님의 산행기중)
물길을 내고 쓰러진 나무를 치우고 야단이지만 저는 점심을 준비합니다.
나무 사이로 파란 하늘이 술맛을 땡기게 합니다.
그렇지요. 인생 짧은데 마실 수 있을 때 마셔야지요.
참, 좋은 날 입니다.
한 시간을 훌쩍 넘긴 점심을 마치고 불무장등으로 오릅니다.
삼도봉 방향의 불무장등(1,450m)에 올랐다가 다시 Back을 합니다. (14:20)
지형도상의 불무장등 헬리포트(1,440m)에 올라서며 저 뒤쪽 삼도봉을 봅니다.(14:35)
얼마 전 까지 불무장등 표지석이 있었든 자리는 철거 된 것인지 보이질 않습니다.
불무장등을 타고 내려오다 바라본 주능선의 상봉과 영봉들을 잠시 조망합니다.
장중하게 내리뻗은 불무장등 능선.
통꼭봉에서 움푹 내려앉은 뒷당재를 다시 올라 뻗어내린 황장산도 보입니다.
칠불사와 목통마을인데 스마트폰의 한계입니다.
망바위(15:00.고도:1,205m)에 도착하고 도투마리골 초입으로 갑니다.
도투마리골 초입(15:15.고도:1,065m)은 내림 기준 좌측 계곡 방향으로 치고 내립니다.
길이라 할 것도 없는 계곡을 따라 지루한 하산을 이어 내려갑니다.
중간중간 이렇게 확인을 해가며 합수부(15:50.고도:830m)까지 고도를 내리고 잠시 쉼을 합니다
앞에서 카메라 들이대는 폼이 예사롭지 않은 에스테야 형님.
홈으로 파인 폭포(16:10.고도:760m)를 만나고 셋이서 찍어댑니다.
저는 모두를 찍어 버립니다.
지난 세월 당차게 버티며 살았을 법한 흔적이 역력한 고목.
무릇, 세상의 모든 서 있는 것들은 반드시 언젠가는 쓰러지는 법.
오늘 꼿꼿하다 자만하지 말고, 내일이 또 있다. 착각하지 말자.
내일은 언제나 항상 내일이 있을 뿐.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다.
무릎까지 시큰거리는 계곡은 고도를 빨리 내립니다.
금류폭포?,금주폭포?.(16:40.고도:630m) 이 폭포 우측으로 계곡이 있습니다.
판정골입니다.
도투마리골,판정골, 이름에 관해서 염성준씨께서 말씀해 주셨는데
도투마리란 베를 짤 때 쓰는 기구랍니다.
판대기로 가운데가 잘록하고 양쪽이 넓어 짤록이 부분에 날실을 감아놓는 그런 거랍니다
아침 밥상에서 화장지와 숟가락으로 모양을 만들어 설명을 하시더군요.
검색을 해보니 쉽게 이해가 됩니다.
하여튼 그 도투마리로 계곡의 합수부 양쪽을 딱 맞게 끼운다는 그런 말씀인데.
우리나라의 계곡 합수부는 대부분 Y자 형태 인데 왜 여기만 도투마리라는 지명을 쓰느냐고 대장님이 물었더니
여기 도투마리골은 중간에 능선이 있으면서 Y자로 합수가 되고
도투마리를 끼우면 딱 일치 되는 그런 형태라 하십니다.
판정골은 서부칠암자터에 산재해 있는 암자터에서 보는 것과 같이 많은 예비스님(?)들이 공부를 하고
판정골로 내려 올 때 큰스님이 될지 아닐지를 판정한다고 하여 판정골이라 했다 합니다.
참고로 산행기방(2013년5월13일자 구름모자님의 <조락한 가을을 만난 후 아홉번>과
(2009년 9월 26일자 진달래산천님의 <탐구산행 같은 길 서로 다른 꿈>을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되실듯합니다.
임도(17:25)를 만나 내려오는 길,
금류폭포에서 에스테야 형님은 폭포를 찍느라 정신을 놓았고
대장님과 본능은 암자터를 찾아 올라가시길래
다시 채우기 위해 비움을 실행하러 살짝 숨어 엉덩이를 까고 있었습니다.
에스테야 형님은 자기를 버리고 제가 도망간 줄 알고 제 뒤로 배낭을 메고
지나가길래 상황이 상황이니 만치 아무 소리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보이지도 않는 저 밑에서
참으로 애절한 목소리로 "수야!"를 불러 됩니다.
에이, 이 형님 때문에 마음 놓고 볼일도 못 봅니다.
전화를 했습니다.
그 자리 있겠다고 해서 셋이서 내려갔는데 어찌나 멀리 갔는지 한참 만에 만납니다.
울매나 열심히 달렸는지 영감탱이 땀을 뻘뻘 흘리고 있습디다.
이 형님. 제가 없으면 안된다니까요.
동안거 때문에 오랜만에 산행을 한 대장님도 다리가 풀려서 힘들어했지만
뭐, 잘 압니다.
다음 산행에는 예전의 모습으로 나오실 것 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직전마을(17:30)에서 다시올려다 본 도투마리골.
저질러야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저지른 후에야 배울 수 있게 되는 것들.
저지르지 못하면 절대 알지 못할 것들.
그것은 저지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에게
삶이 주는 선물인 ‘경험’이다. 『후회할 줄 알면서 ...』
지리산에 가면 웃습니다
지리산에 가면 참, 좋습니다.
또, 저지러기 위해 갑니다.
'지리산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04.06 관음암 (0) | 2014.04.08 |
---|---|
2014.03.16 간미봉능선 (0) | 2014.03.16 |
2014.02.16 문창대 (0) | 2014.02.16 |
2014.02.08 향운대 (0) | 2014.02.08 |
2014.02.02 만복대 (0) | 2014.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