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

2021.01.31 서진암-백장암

지리99 수야 2021. 3. 17. 20:15

서진암-백장암

 

 

일시:2021년 01월 31일

산행자:황순진,김은의,권영구,이종철,최미희,수야 (6명)

걸어간길:매동마을-서진암-백장암-수청봉-삼봉산 능선-범바위-금강대- 백장암 옛길-매동마을

산행시간:09시 23분~17시 13분 (7시간 50분) 9.5km

2021-01-31 서진암-백장암.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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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동마을을 자주 오다보니 이제 마을 전체가 눈에 많이 익었다.

날씨가 포근했다.

이번 산행은 조금은 느긋하고 편안하며 짧게 하고 싶었다.

다른 곳과 서진암을 두고 산행지를 저울질했다.

여섯명 중 네 사람이 서진암을 가 보지 않았다는 것은 이곳을 선택하기에 충분하고 명확한 조건이 되었다.

 

도로를 따라 오르는 이 길에서 뒤 돌아 보는 조망은 언제나 썩 괜찮다.

지리산 서북능선이 오른쪽 저 멀리에서 또렷하다.

덕두봉과 바래봉이 선명하였고, 조금 더 올라 돌아 보면 만복대와 종석대 노고단의 모습까지도 환하게 보였다.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가는 곳이기도 한 이 포장길 끝까지 오르면 산길로 접어 들게된다.

뒷짐지고 천천히 걸으며, 사색하기에 좋은 길이다.

 

나한상이 있는데 밑바닥에 ‘정덕 십일년 병자 화주 경희(正德十一年丙子化主敬熙)’ 라는 기록이 있어 1516년 경희라는 사람이 시주해 조성했음을 알 수 있다.

 

옛날에는 세암과 세진암으로 불렸다.

1822년 불탄 뒤 5년 후 두타·대영스님이 중건했고 1927년 서진암으로 바뀌었는데 1933년 또 불이나 1935년 중건했다.

 

백장암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후기에 세운 탑으로 기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다양한 형태의 조각을 한 것이 특징이다.

1998년 기단부에서 팔부신중 조각이 발견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여느 팔부신중과 달리 이 탑에서는 악귀를 깔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양식은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으로 신라 후기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또 재미있는 것은 불국사의 사라진 석가탑 보주를 복원할 때 이 석탑 보주를 참고해서 제작했다고 한다.

백장암석탑의 시대적 위치와 고품격의 가치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1층에는 보살상과 신장상을, 2층에는 음악을 연주하는 천인상을, 3층에는 구름을 타고 있는 천인좌상을,

지붕돌 밑면에는 연꽃무늬를 새겼다. 이 때문에 1966년 국보의 지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 탑은 안타깝게도 도굴꾼의 손에 무참히 훼손됐다.

도굴되기 전인 1972년 문화재관리국이 해체복원공사를 했는데 어쩐일인지 무너져버렸다.

이때 일곱군데가 파손돼 접착제로 붙여 임시로 세워놓았는데 1980년 2월 1일 새벽,

서너명의 도굴꾼들이 몰려와 도굴을 하는 바람에 또 다시 무너졌다.

천년 넘게 백장암 앞마당을 지키고 서 있던 석탑이 인간의 무지와 욕심에 파괴되는 순간이었다

또 무너진 것을 복원할 때도 제대로 하지 못해 삐뚤삐뚤한 모습이다.

어이없고 황망하기 짝이없다.백장암에는 이 외도 귀중한 문화재가 많이 남아 있는데,

보물 제40호 석등, 보물 제420호 청동은입사향로가 대표적이다.
출처 : 경남일보

 

범바위에서 금강대로 째고 내려 간 루트

 

금강대다. 이곳에 한때 청화스님이 살았다.

1947년 백양사 운문암에서 득도했고 1985년 태안사 주지를 지낸 뒤 2003년 11월 입적했다.

그는 눕지 않는 장좌불와 수행과 하루 한끼 공양을 했으며 많은 편문을 남겼다.

 

-서진암 가는 길/권경업-

 

산에 길 있네

시작은 나였지만 끝은 어디인지도 모를

허상(虛像)의 내가

허상뿐인 나를 찾아 헤매이던 길

잘게 분해된 시간

빛바랜 햇살로 증발하는 오후의

느릅나무 숲, 으름 덩굴 사이로 열려 있네

털어버려, 그냥

훌훌 털어버리라는 허허로운 바람의 길

시월이 멈추어 선 산자락

내 젊은 날이 중년(中年)의 내 어깨에 손 얹으면

야윈 오솔길은 제 혼자 두런거리며 간다

아득한 그리움 지나 더 아득한 그리움으로

산 넘어 산, 그 넘어 산으로

 

백장암 뒤란 대숲을 건너, 저 - 편

잊혀진 어느 가을의 모퉁이에서

하염없이 기다릴 사람아

만남과 이별,

어제와 내일이 윤회(輪廻)할 그 길 위

네 눈빛만큼이나 한없이 투명한 하늘

아쉬운 날들의 사랑 같은 노을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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