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암-백장암
일시:2021년 01월 31일
산행자:황순진,김은의,권영구,이종철,최미희,수야 (6명)
걸어간길:매동마을-서진암-백장암-수청봉-삼봉산 능선-범바위-금강대- 백장암 옛길-매동마을
산행시간:09시 23분~17시 13분 (7시간 50분) 9.5km

매동마을을 자주 오다보니 이제 마을 전체가 눈에 많이 익었다.
날씨가 포근했다.
이번 산행은 조금은 느긋하고 편안하며 짧게 하고 싶었다.
다른 곳과 서진암을 두고 산행지를 저울질했다.
여섯명 중 네 사람이 서진암을 가 보지 않았다는 것은 이곳을 선택하기에 충분하고 명확한 조건이 되었다.

도로를 따라 오르는 이 길에서 뒤 돌아 보는 조망은 언제나 썩 괜찮다.
지리산 서북능선이 오른쪽 저 멀리에서 또렷하다.
덕두봉과 바래봉이 선명하였고, 조금 더 올라 돌아 보면 만복대와 종석대 노고단의 모습까지도 환하게 보였다.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가는 곳이기도 한 이 포장길 끝까지 오르면 산길로 접어 들게된다.
뒷짐지고 천천히 걸으며, 사색하기에 좋은 길이다.














나한상이 있는데 밑바닥에 ‘정덕 십일년 병자 화주 경희(正德十一年丙子化主敬熙)’ 라는 기록이 있어 1516년 경희라는 사람이 시주해 조성했음을 알 수 있다.









옛날에는 세암과 세진암으로 불렸다.
1822년 불탄 뒤 5년 후 두타·대영스님이 중건했고 1927년 서진암으로 바뀌었는데 1933년 또 불이나 1935년 중건했다.












백장암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후기에 세운 탑으로 기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다양한 형태의 조각을 한 것이 특징이다.
1998년 기단부에서 팔부신중 조각이 발견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여느 팔부신중과 달리 이 탑에서는 악귀를 깔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양식은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으로 신라 후기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또 재미있는 것은 불국사의 사라진 석가탑 보주를 복원할 때 이 석탑 보주를 참고해서 제작했다고 한다.
백장암석탑의 시대적 위치와 고품격의 가치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1층에는 보살상과 신장상을, 2층에는 음악을 연주하는 천인상을, 3층에는 구름을 타고 있는 천인좌상을,
지붕돌 밑면에는 연꽃무늬를 새겼다. 이 때문에 1966년 국보의 지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 탑은 안타깝게도 도굴꾼의 손에 무참히 훼손됐다.
도굴되기 전인 1972년 문화재관리국이 해체복원공사를 했는데 어쩐일인지 무너져버렸다.
이때 일곱군데가 파손돼 접착제로 붙여 임시로 세워놓았는데 1980년 2월 1일 새벽,
서너명의 도굴꾼들이 몰려와 도굴을 하는 바람에 또 다시 무너졌다.
천년 넘게 백장암 앞마당을 지키고 서 있던 석탑이 인간의 무지와 욕심에 파괴되는 순간이었다
또 무너진 것을 복원할 때도 제대로 하지 못해 삐뚤삐뚤한 모습이다.
어이없고 황망하기 짝이없다.백장암에는 이 외도 귀중한 문화재가 많이 남아 있는데,
보물 제40호 석등, 보물 제420호 청동은입사향로가 대표적이다.
출처 : 경남일보


























범바위에서 금강대로 째고 내려 간 루트

금강대다. 이곳에 한때 청화스님이 살았다.
1947년 백양사 운문암에서 득도했고 1985년 태안사 주지를 지낸 뒤 2003년 11월 입적했다.
그는 눕지 않는 장좌불와 수행과 하루 한끼 공양을 했으며 많은 편문을 남겼다.

















-서진암 가는 길/권경업-
산에 길 있네
시작은 나였지만 끝은 어디인지도 모를
허상(虛像)의 내가
허상뿐인 나를 찾아 헤매이던 길
잘게 분해된 시간
빛바랜 햇살로 증발하는 오후의
느릅나무 숲, 으름 덩굴 사이로 열려 있네
털어버려, 그냥
훌훌 털어버리라는 허허로운 바람의 길
시월이 멈추어 선 산자락
내 젊은 날이 중년(中年)의 내 어깨에 손 얹으면
야윈 오솔길은 제 혼자 두런거리며 간다
아득한 그리움 지나 더 아득한 그리움으로
산 넘어 산, 그 넘어 산으로
백장암 뒤란 대숲을 건너, 저 - 편
잊혀진 어느 가을의 모퉁이에서
하염없이 기다릴 사람아
만남과 이별,
어제와 내일이 윤회(輪廻)할 그 길 위
네 눈빛만큼이나 한없이 투명한 하늘
아쉬운 날들의 사랑 같은 노을이 진다

'지리산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1.02.28 법화산 (중경팀 시산제) (0) | 2021.03.17 |
|---|---|
| 2021.02.14 대원사 둘레길 (0) | 2021.03.17 |
| 2021.01.24 손싯골 (손씨골) (0) | 2021.01.30 |
| 2021.01.10 덕두산-바래봉 (0) | 2021.01.18 |
| 2020.12.13 언양골 (0) | 2020.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