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

2020.04.26 호동골

지리99 수야 2020. 4. 26. 02:17

호동골-앞당재

 

행동팀102-지리79

중경팀 20년 4월 정기산행

일시: 20년 04월 26일 (일요일)

산행자:백산,연하,풀내음,풀내음지기,황순진, 김은의,최옥희,손원장,

         권영구,이순애,이종철,최정남,둘렘이,수야 (총 14명)

걸어간 길:신흥1교-호동골-호동골 좌능선-팔백고지-범왕능선-앞당재-빗점골-의신

산행시간:07시 43분~15시 46분 (8시간 4분) 8km

2020-04-26 호동골-앞당재.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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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수 달 마지막 주 일요일

중경팀 정기산행은 예정대로 강행을 합니다.

코스는 호동골로 의견이 모아지고 범왕골과 의신으로 갈라지는 신흥교 삼거리에 차를 세웁니다.

삼신동 각자와 홍류교 능파각 ​흔적을 둘러보고, 다리를 건너 산으로 듭니다.



 

다리를 건너기 전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언제나 늘 하는 것처럼.

게스트 두 분이 참여해 총 14명입니다.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며 뒤 돌아본 저 아래 출발한 다리가 보입니다.

전에 저 다리에서 지리n보이님을 만난 적이 있었지요

그날 지리n보이님이 들어갔든 길이 이마 이 길일 겁니다.

 

어디에나 그렇듯이 요란한 개소리를 무시하고 조용한 마을을 지나갑니다.

호동골 입구입니다.

虎洞은 옛날 호랑이가 함께 살았다고 하여, 풍수상 호랑이의 입 부위에 해당된다고 하여 불리는 마을이라고

다우님은 산행기에서 소개를 했었습니다.

이 입구 마을이 호동마을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골을 건너 계곡을 우측에 두고 산길을 오릅니다.

녹차 밭 사이로 길이 뚜렷합니다.

 

쉬엄쉬엄 오르는 길, 모두들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길도 하도 뚜렷하기에

트랙은 보지도 않고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웬 집 한 채가 나타납니다.

트랙을 확인해보니 토굴입니다.

오래전 다우 형님 산행기와 산길탐구팀의 산행기에서 보았든 곳인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들어서자 스님이 나오셨습니다.

어디로 가느냐 묻길래 답을 얼버무리니 아래로 가는 길은 묵어서 길이 없다고 하십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는 백산 선생님의 정중한 요청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이 사진은 허락을 받기 전 풀내음 팀장이 찍은 것입니다.

 

토굴을 다시 돌아 나와 트랙을 따라갑니다.

폐가가 있는 곳으로 트랙이 그어져 있지만 스님의 말씀대로 길은 묵을 대로 묵어 길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돌을 쌓아 농사를 지었든 경작지가 여러 군데 보입니다.

누군가 일부러 심은 것인지 작약이 밭을 이루었습니다.

약초나 산야초 나무에 일가견이 있는 손 원장님이 작약이라고 알려줍니다.

 

트랙을 따라가기엔 길 찾기가 힘듭니다.

능선을 잡아 오르는 것이 좋겠다 싶어 능선 방향으로 오릅니다.

이 곳에는 금낭화가 아주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능선으로 오르기 전 길이 보여 따라가니 폐가가 나타납니다.

치우고 보수를 좀 하면 사람이 살아도 되겠다고들 말을 합니다.

기둥에 목탁도 걸려 있습니다.

폐가 뒤를 돌아 능선으로 올라갑니다.

 

능선을 치고 오릅니다.

힘들다고 하면서도 오랜만에 산행을 하는 것 같다고들 합니다.

 

토굴의 스님이 토굴 위로 길이 있다고 했었는데 그 방향으로 오르면 바로 능선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리n보이님이 내려왔었든 길이지 싶습니다.

제법 장딴지에 힘이 들어가고 땀이 날 정도로 비탈을 치고 올랐습니다.

 

 

오를수록 길은 확실하고 선명해집니다.

 

배낭을 내리고 한차례 휴식을 합니다.

바로 옆 범왕 능선은 걸어 본 적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가 본 적 ​없는 이 길이 더 땡겼습니다.
이제 길은 완전하고 확실한 모습입니다.

다음에 이 곳을 다시 올 기회가 생긴다면 토굴을 지나 능선으로 붙는 길을 걸어 봐야겠습니다.​

안사시를 좌측에 두고 ​지형도의 800 고지로 갑니다.

 

896봉 팔백 고지를 지나자
⁠걸림 없이 걷기 편한 길을 걷습니다.

 

약간의 산죽이 나타납니다.

"이 정도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지요​"라는 내 물음에

"그럼, 이건 꽃 길이지"라고 대답하는 최옥희 님은 지난번 산행에서의 산죽밭을 나처럼 떠 올렸나 봅니다.​



이장을 한 것인지 폐묘가 된 것이 무덤이 있었든 곳을 지나갑니다.


나뭇가지들 사이로 주능선이 드러납니다.

길게 남부 능선이 옆으로 펼쳐졌습니다.

나뭇가지가 없는 곳이 나타나면 주능선을 찍어 보려다 끝내 한 장도 찍지를 못합니다.​

이 능선엔 방공호가 유독 많습니다.

별의별 추측을 다 해 봅니다.​

 

폐헬기장을 지나고 951봉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여유로운, 소풍을 즐깁니다.

중경팀 산행은 코스는 짧고 시간적 여유가 많은 곳을 우선 합니다.

이 코스도 그런 조건에 충분히 부합되기에 선택되었습니다.

식사 식간은 길었고 마무리는 우리가 다녀간 흔적도 없이 말끔히 정리를 합니다.​
⁠키가 낮은 산죽을 지나 앞당재로 내려갑니다.



저 아래 잡목 사이로 삼정마을이 보입니다.

당재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재에 도착합니다.

1시 40분입니다.

뒤쪽으로 목통의 뒷당재가 보입니다.

앞쪽 주능선 정면 바른재가 ​이곳에서 선명합니다.

 

 

내려갑니다.

<사진:백산님>​

 

중경팀 초청 게스트 진주의 권영구 님과 이순애 님

이제 중경팀들과도 익숙하여 게스트라기보다는 중경팀이나 다름없습니다.

두 분 다 시합에 출전하는 수영선수들이라 체력도 좋고 산도 잘 탑니다.

무엇보다 저 형님은 저와 코드가(?) 비슷한 것 같아 좋습니다.



당재로 내려오는 길은 초반을 빼고는 거의가 너들이 많습니다.

거리가 짧아 빠르게 내립니다.



다들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참 열심히들 합디다.

한 두 번 먹을 만큼만 따자고 하더니 그냥 여기 주저앉을 기세들입니다.

덕분에 몇 일째 다래순 나물을 먹고 있습니다.



삼정마을 조금 아래 빗점골로 내렸습니다.

백산 선생님은 이곳저곳의 수달래를 찍어보지만 마음에 드는 곳이 아닌가 봅니다.

저 아래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 있다고 하십니다.

 

전봇대가 있는 곳, 삼정마을 가기 전 오르막 외딴집 앞으로 나왔습니다.

두 최여사는 하루 종일 붙어 다니고도 또 붙어 있습니다.

 

의신으로 내려가는 길이 포장을 했습니다.

전체 구간은 아니고 일부 구간씩 아스팔트 길로 변했습니다.​


 

어째서 무엇 때문에 왜 그리되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아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길을 걷고 있었지요.

걸어가면서 솔직히 딴생각을 잠시 깊게 했습니다.

​그러다 오른발이 무언가에 걸리고 앞으로 넘어 지는 듯하여 넘어지지 않으려고 몇 발자국을 뛰게 되었는데

그 때문에 탄력이 붙어 중심이 잡히지 않은 채로 앞으로 넘어졌습니다.

갑자기, 길바닥이 얼굴과 맞닿아 있더만요.

그 술 좀 먹었을 때 길바닥이 벌떡 일어나 한방 때렸다는 말, 딱 그 상황이지요.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돼서 못 먹고, 삐쩍 말라 있는 얼굴에 그것도 눈 주위를

스크래치가 크게 좀 났더만요.

아스팔트가 얼굴을 할타 버렸습디다.

아픈 거는 둘째치고 진짜로 무지 쪽팔리더마.

자고 일어났더니 눈탱이는 밤탱이가 되어 시퍼렇게 멍이 들었는데, 하아, 쪽팔리서...

지금도 밤이나 낮이나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고 있는데, 또 돌아다닐 일은 요새 왜 또 이리 많은지.

선글라스에 마스크, 그래도 요즘은 전부 마스크를 하고 다니니 좀 괜찮기는 합니다 만.

생각할수록 쪽팔리서....
이 사진을 찍고 그 일이 있었지요.

백산 선생님은 더 아래에 좋은 포인트가 있어 먼저 내려가셨는데 우리가 내려가는 중에

그 아저씨들 한테 현장에서 체포가 되어 막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분들 우리는 현장 검거가 아니니 잡을 수는 없었는지 아무 말을 안 합디다.

백 선생님은 계도를 깊이 당하시고, 계도장도 받으셨답니다.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벌금을 내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사진:백산님)

 

어쩌면 좋을까요

아침에 눈을 떴는데 지리산 어느 곳이 생각나는 겁니다.

시퍼렇게 멍든 눈으로 지도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지리산 생각이 떠다닙니다.

환기를 시키듯이 이 생각을 내보내려 거실 창문을 열었더니

창밖에 있든 지리산이 오히려 밀려들어옵니다.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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