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10월2일
산나그네님,티나님,에스테야님,귀소본능님,수야.
반천1교-산불감시초소-주산(主山831m)-문화마을-정류장.
눈부시도록 청명한 가을날 소풍을 간다.
온통 가을내음 가득한 주산에서
자박자박 두발로 가을을 밟으며
눈이 시리도록 지리산을 두눈으로 담는다.
때론 조금 떨어져 낮은 곳에서
바라보는 지리산도 좋으리라.
앞만 보고 달려온 팍팍한 세상살이 속에서도
오늘 하루는 조금 떨어져서 나를 보고 싶다.
그리하여 오늘이 또 다른날에 하나의
그리운 날이 되었어면 좋겠다.
.
.
.
전날 귀소본능은 도장골로 올라 청학연못을 다녀왔다.
형제간의 우애가 남달리 돈독한 귀소본능의 형님과
형제간에 좋은추억과 시간을 가진후 형님을 보내드리고
덕산에서 일박을 한후 아침에 우리를 만난다.
언제나 처럼 그의 밝은 모습이보기 참좋다.
덕산의 기사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반천1교 에서부터 산행을 시작 한다.
반천1교의 우측길로 접어 들자마자 바로위로 밤밭을 가로질러
오르면 임도로 이어지고
가을 소풍나온 아이들처럼 우리는 길을걷는다.
산불감시 초소에서 바라본 상봉.
일망무제로 펼쳐진조망앞에서 지리산학은 계속된다.
"저기는 천왕봉,옆에 제석봉,옆에 푹꺼진데 장터목산장도 다보인다"
"저옆이 영신봉 입니꺼?"
"맞다 !영신봉 맞다!"
멀리서 바라보는 또다른 감흥에 젖어본다.
고도831m의 그다지 높지않은 주산이지만
경사는그리 만만한것이 아니다.
장단지의 묵직함이 느껴질 정도로 경사오름도 있다.
아직도 한여름인냥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여름의 뒤끝을 잡고
있음인지 적당할 정도의 땀이나고 걸음을 멈추면
불어오는 바람에 금방 땀이 사그라든다.
그 시원함이 얼음물처럼 청량하고 맑아 한껏 들이켜도 본다.
일대일 과외로 지리산학 강의를 하시는 선생님과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는 에스테야님.
정상에서 바라본 사천의 와룡산.
푸른바다가 선명하고 하늘이 선명한 가을날의 조망은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광양의백운산과 지리산형제봉 까지 사방을 돌아보는 곳마다
막힘없는 설명으로 알려주시는 선생님과
손끝으로 일일이 자세하게 설명하는 귀소본능 덕분에 조망의 시간은
더없는 공부이며 감동이다.
제일먼저 정상에 도착하신 당수님.
웃을때까지 사진 안찍는다고 했더니...
소풍,그리고 입당식.
독오당 당수님의 제의로 이루어진 에스테야님의 입당식이
주산 정상에서 이루어진다.
일명 "화선입당"이다.
화선입당이란 전선에서 당에 가입한다는 의미로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입당을 시켜주는 조치이다.
독오당 고문님까지 참석한 마당이니명실상부한인증이긴 하지만
산행대장님과, 행동대장님의 불참으로 인한
아쉬움이많다.하지만
연말까지 미룰수없다는 당수님의 결정을 따라 입당식은 결연히 거행된다.
전당원의 간부화를 주창하신 당수님으로 부터 보직명이 하사되고
"의무 부장"이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잔을 받아든 에스테야형님에게 선생님께서
"그라모 지금부터 본능아!,수야! 카고말놓고 한번 불러 봐라"
머뭇거리든 테야형님이 "본능아!,수야!"라고 말이 떨어지자 말자
"예 형님!" 이라는 씩씩한 대답이 조폭들 처럼 나온다.
에스테야님은
마라톤으로 다져진 기본체력으로 실기시험이야 무사히 쉽게 통과를
했지만 아직 이론시험이 남아 있다.
산행기로 시험을 쳐야한다.
산행기를 보고 난뒤 참석 못한 두분대장님들의
마지막 최종 입당허가는 댓글로 아마도 남겨 질것이라고 본다.^^
몇병을 비우고 처음계획처럼 널널한 산행을 위해 점심자리까지
산책을즐기며 걷는다.
제법 취기가 올라온다.
임도를 따라내려 가면서
동무들 저기가 상봉 이요!!.
"술도 마이묵고, 고기도 마이묵고, 마이마이 무라"
짧은 산행길이고 시간도 많다 보니 만찬시간은 여유를
부리며 즐기고 즐긴다.
"술 다묵고 없나?"
결국 빈병의 바닥 까지 모조리 비우고 배낭을 챙겨든다.
비틀거리지 말고 내려가자.
내려서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
모든 옹졸함을 버리고
넓고 깊은 마음으로 삶의 현장속으로
지금의 이마음 을 지니고 돌아가자.
어울리며,
서로를 더깊이 이해하고 아끼며
사랑해야 하는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까.
사랑하기도 부족한 시간을 쓸데없이 낭비 하지 말자.
볼때 마다 좋고
떨어진 시간동안 그리워 할수있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우리는....
이 가을 나를 뒤돌아 본다.
시원스런 바람도 꽃도 모두안고 지나는
세월의 넉넉함과 햇살로 어우진 세상의 섭리 처럼
살았으면 좋으련만.....
고르고 고르며 살아가는 나의 우매하고 어설픈 삶이
웃음도
한숨도
잔잔히 담아내는 삶의연륜으로
이젠 온전한 내몫으로 살아가는 모습이고 싶다.
하루!
이 날에 감사하고
한날!
그호흡에 감사 하는 작은사람으로
온몸으로 담아내는 겸손한 사람이고 싶다.
흘러가버린 어제의 과거보다
다가올 내일은
조금이라도 후회가 작았어면 좋겠다.
이가을이 다 가기전에
내가 먼저
미안 하다!
사랑한다!
말 하고 싶다..
황금들녘 뒤로 가을날의 햇살은 아직 기울지 못한채
한참을 남겨놓고 우리들 뒤로 따라붙고 있었다.
아직도 아쉬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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