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

2019.08.25 청계골

지리99 수야 2019. 8. 25. 20:04

청계계곡

 

행동팀87-지리66차

중부경남팀 정기산행

일시:2019년 8월 25일 (일요일)

산행자:중경팀+규다님 부부 (총12명)

걸어간 길:청계저수지-성불정사-둘레길-웅석봉-웅석봉샘-청계계곡-청계저수지

산행시간:8시 42분~16시 41분 (휴식,식사시간 포함 7시간 58분) 11.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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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우중충하다.

금방이라도 비가 떨어질 것 같다.

산행 준비를 끝내고 출발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았으니 산행은 계획대로 진행된다.

청계저수지에서 걷기 시작한다.

 

 

도로를 따라 펜션촌을 지나 성불정사로 향한다.

고급지게 지어진 펜션을 보면서, 온갖 말들이 붕붕거린다.

부럽다는 거다.

이런 집 하나씩 가지고 싶다는 거다.

어마하게 좋아 보이는 펜션을 지나 계곡으로 연결된 길이 있고,

길을 따라 오르면 둘레길과 빠르게 만나게 될 것 같다.

포장되지 않은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우측 아래로 계곡은 시원스레 흘러간다.

 

 

계곡과 합수되는 지점을 임도가 지나가게 되어 있구나.

지형도에 성규봉골이 흘러내린다.

쉬어 가기로 한다.

먹을 것을 내놓는다.

먹어 없애버리는 사람의 배낭 무게는 그만큼 줄어든다.

눈치들이 참 빠르다.

 

 

성불정사는 작은 절이다.

입구의 개는 꼴이 깨끗하지 않았고 연신 개소리를 해 댄다.

절 앞을 지나 들어가니 공사를 하고 있는 건물 뒤 계곡 방향으로 산길이 보인다.

지도를 살펴보니 저곳으로 지나가면 둘레길 임도에 빠르고 짧게 닿을 수 있겠다.

스님이 길이 없다고 돌아가라는 말을 했지만 나는 듣지 못한 것으로 한다.

맨 앞에서 후딱 들어갔다.

모두 다 따라온다.

 

 

계곡을 우측에 두고 사면을 걸어 나간다.

땀을 조금 짜내기는 했지만 둘레길과 역시나 만나게 된다.

한참 둘러 가야 할 길을 뚝 잘라 먹었다.

시간도 벌었고, 거리도 줄였다.

 

 

 

포장도로 둘레길에 올라 선 길 위에서 백산 선생님은 길고 무직한 카메라를 조준한다.

한 사람씩, 또는 두 세 사람씩, 묶어서 찍기도 하고 단체로 찍기도 한다.

 

 

 

그 사진 중에 베스트를 뽑았다.

선정 기준은 내 맘이다.

 

어쩌자고

이런, 어쩌자고 이리 환하게 이쁘게 웃고 있단 말이오

내 잠시 이 아름다운 미소에 심장에서 쿵! 소리가 났소

심쿵 했단 말이지.

뽕삼 해지는 심장에다 대고 타이른다 

심장아 나대지 말거라.

<사진: 백산님>

 

 

중경팀 꽃들이 활짝 피어난다.

 

 

아침 청계저수지를 향해 한참 오는 중에 우리 차 뒤에 바짝 붙어서 계속 따라오는 한대의 차

신경이 쓰여 깜빡이를 켜고 도로 갓길로 비켜주자 뒤 차도 똑같이 따라 하더라 말이지

"이 시키 이거 아침부터 와 이리 따라붙고 지랄고 이거 머시고, 어이!" 이 켓것다.

같이 탄 최여사가 "저 차 규다네 차 같은데?" 한다.

어~ 아! 맞구나.

어디서부터 따라붙어 왔싯고...

차에서 내리면서 최여사보고 방금 욕 한 거는 비밀로 하라 했것다.

 

어쩌자고 이 친구도 이리 멋있게 찍혀 나왔으까.

간지가 철철 넘처나네 그랴.

<사진: 백산님>

 

 

 

웅석봉으로 오르는 임도길은 날씨가 흐려서 오히려 지겹지 않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자 모두 배낭 커버를 씌우고 걷는다.

귀찮은 난 그것도 하기 싫다.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카면서 그냥 걸었지.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

흔들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청계저수지가 저 아래로 벌써 저만큼 멀어져 있다.

간혹 내가 걸은 걸음을 뒤 돌아보며 놀랄 때가 있다.

저렇게 멀리서 여기까지 걸어왔단 말인가 하면서.

지나고 보니 살아온 세월도 그렇게 느껴지더란 말이지

암꺼도 해 놓은 게 없는데 내 나이가 벌써... 허어 참.

뭐, 이런 때가 있다는 것이다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

.

우산을 쓰면 안 젖는다!!

 

 

 

웅석봉으로 올라간다.

배낭은 없다.

둘레길 쉼터 정자가 내려갈 청계골 위쪽에 있어 여기다 두고 간다.

배낭이 없어 몸은 무척 가벼워졌다.

여기서 웅석봉으로 오르는 최단코스를 올라간다.

최단 거리가 주어진 만큼 경사는 빳빳했것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 지 마음대로다.

제법 빡빡하게 올라가다 돌아보니 한 사람만 바짝 내 뒤를 따라오는 거라.

어라, 연하 형님 지기인 형수님이다.

오늘 처음으로 지리산 산행을 같이 하는데, 잘 탄다.

어디 한번 볼까나~

앞에서 좀 쭈욱 잡아 내 뺀다.

따라온다, 쉬지 않고 올라 가는데 숨 가쁜 나를 추월할 기세다 거침없다.

여태껏 연하 형님은 왜 형수님을 안 데려 왔을까? 물었지.

가자고 안 하더란다.

이제 형수님은 중경팀 산행 때마다 차출 일 순위다.

오르다 바라본 둔철산 방향엔 운무가 뭉실 피어올랐다.

멀리 황매산이 선명하게 보이기도 한다.

 

 

 

웅석봉에 선다.

상봉은 상봉답게 당당하여 바라보는 사람들로 하여 환호의 소리가 나게 하더라.

상봉에서 시작되어 내리는 산맥을 따라 봉우리 하나하나의 이름을 소환하는구나.

좋다는 말, 잘 올라왔다는 말은, 감사하다는 말이겠구나.

 

 

보기만 해도 깊고 숨찬 곰골 골짜기 위 능선을 넘어 시선은 먼 곳으로 내달린다.

왕산과 필봉이 눈앞이다.

한동안 각자의 느낌대로 여기저기 흩어져 사방을 보았다.

단체로 모여 사진을 찍었다.

다시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온 길이 아닌 쉬운 길로 잡는다.

웅석봉 헬기장으로 내려 샘을 거쳐 임도길로 간다.

거리는 멀어도 내린 비로 미끄러운 올라 온 길보다는 좋겠다는 판단 때문이다.

샘에서 물 한 모금씩을 나눠 마신다.

 

 

길이 좋은 탓에 힘들이지 많고 배낭을 둔 곳에 다시 돌아왔다

배낭을 회수하고 청계골로 내려간다.

초입의 계곡 길이 부드럽다.

반듯할 정도로 길이 뚜렷하다.

합수부가 있는 넓은 자리에서 연회장이 차려진다.

 

 

 

많이도 먹고, 다양하게도 먹고, 즐겁게 먹고, 먹고 먹었다.

며칠 먹을 만큼의 음식을 먹었다고, 중경팀 산행이 아니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백산 선생님은 포만감을 나타낸다.

점심 후 단체 사진을 찍었다.<사진:백산님>

 

 

 

이건 뭐 대놓고 신혼여행 각으로 놀고 있구려.

어라~, 시키는 포즈를 안 할 것 같았든 형수님은 의외로 적극적인 자세다.

갑자기 집에 빨리 가야 될 거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집에? 뭐 하러?

알아서 각자 해석 하시구려.

사진상 분위기가 그렇다는 거다. <사진:백산님>

 

 

 

하산길도 계속 즐거움의 연속이다.

뭐가 그리 좋은지 수다는 멈추지 않더라.

웃음소리가 수다의 양을 넘는다.

쉬는 곳마다 환한 미소는 사진으로 담긴다.

거~참, 오늘은 어찌 다 들 저리도 밝게 웃을꼬.

 

 

우리는 과일을 또 먹고, 또 쉬는데

먹는 것에는 손사래를 치며 배가 불러 도저히 들어갈 곳이 없다 하신다.

그야말로 우리가 소처럼 먹어 대는 모양이다.

우리가 쉬는 동안에도 사진을 찍으신다.

 

 

이제 어쩔 수 없이 중경팀 산행 참석자가 된 형수님

 

 

이 두 사람은 뭐가 그리 좋은지 종일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처음 와 본 청계 계곡은 계곡의 거리는 다소 짧았다.

계곡 옆으로 난 길에서 바라보며 걷는 골은 비루하지 않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재미가 있는 길이다.

잠깐씩 내려가 작은 폭포를 감상하기도 하며 천천히 널널하게 산행하기 좋은 곳이다.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잘 먹고, 잘 놀고, 많이 웃고, 즐거움 가득한 중경팀 정기산행은 계속될 것이다.

 

 

 

주차장 근처 계곡으로 들어가 잠깐 놀았다.

여자들은 저 멀리 위쪽으로 올라갔다.

우리가 씻으러 간 곳은 도로에서 빤히 보이는 곳이지만

아무도 그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사실 지나다니는 차도 없고, 사람도 없었다.

벌초철 도로가 많이 막혀 있단다. 

도로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근처 유람이라도 하기로 한다

정취암으로 간다.

 

 

정취암

경상남도 산청군 신등면 둔철산

대성산정의 절벽에 자리한 정취암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정취암 탱화가 유명한 절이다.

기암절벽에 매달린 정취암은 옛 단성현(丹城縣) 북방40리에 위치한 대성산(大聖山)의 기암절벽 사이에 자리한 절로

그 상서로운 기운이 가히 금강에 버금간다하여 옛부터 소금강(小金剛)이라 일컬었다.

신라 신문왕 6년에 동해에서 아미타불이 솟아올라 두 줄기 서광을 비추니

한 줄기는 금강산을 비추고 또 한 줄기는 대성산을 비추었다.

이때 의상대사께서 두 줄기 서광을 쫒아 금강산에는 원통암(圓通庵)을 세우고

대성산에는 정취사(淨趣寺)를 창건하였다.
고려 공민왕 때에 중수하고 조선 효종 때에 소실되었다가 봉성당 치헌선사가 중건하면서 관음상을 조성하였다.

1987년 도영당은 원통보전공사를 완공하고 대웅전을 개칭하여

석가모니 본존불과 관세음 보살상, 대세지보살상을 봉안하였다.

1995년에 응진정에 16나한상과 탱화를 봉안하고 1996년 산신각을 중수하여 산신탱화를 봉안하였다.

이 탱화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43호로 지정되어 있다.

바위 끝에 서서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면 천장 만장 높은 곳에서 하계를 내려다보는 시원함과 함께

적막과 고요속에 속세를 벗어난 느낌이 든다. 

 

 

두 번째와 보는 곳인데 지난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다.

 

 

정취암 뒤 전망대에 올랐다.

 

 

 

합천 쪽 악견산, 허굴산이 조망되고, 의령 한우산과 자굴산도 조망할 수 있다.

 

 

노을빛 물드는 정취암은 그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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