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3 백무동-제석봉골-백무동[지리-42]
독오당 번개산행.
산나그네님,센드빅님,귀소본능,수야.
2011년9월13일.
산행시작:07시29분
산행종료:19시58분
총산행시간:12시간28분(휴식및식사시간포함)
백무동-창암사거리-칠선폭포-대륙폭포-제석봉골-제석당-백무동.
"어느 누구에게도
특혜가 주어지지 않는산.
가진자와 그렇지 못한자,
많이배운자나 그렇지 못한자,
권력이나 부와 명예와 상관없이
자신의발로 한발한발 걸어서
올라갈수밖에 없는산,
그래서 가장 공평하고, 평등한산,
나는 그래서 지리산이 좋다"
- 산나그네님 -
추석으로 인해서 9월의 독오당정기 산행도 예정대로 이루어 지지못한다.
산나그네님과 센드빅형님,두분의 산행계획이 세워지고
혹시라도 시간이되면 참여하라는 공지가뜬다.
13일 당일 산행은 가능하다는 귀소본능의 꼬리에
나도 합류하면서 산나그네선생님과 센드빅형님은 세석에서1박을 하고
귀소본능과 나는 당일산행을 하는것으로 번개산행이 이루어진다.
산청휴계소에서 만나기로한 시간에
도착하니 마산에서 귀소본능과 산나그네선생님이 도착해있다.
"빗점골에서 만난 이현상"이라는 선생님의 글이 실린 책한권씩을
선물받고 아침을 든든히 챙겨먹는다.
때론 "형님" 이라고 불러도 보지만
난 산나그네님을 "선생님"이라 호칭한다.
2년넘게 지내오는 시간동안 가장익숙하고 편하게 굳어진 호칭일 뿐만
아니라 선생님께서는 현재 내 삶에 스승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학문을 가르치는 스승은 만나기 쉬우나
사람을 인도하는 스승은 만나기 어려운 세상에서
지리산이 맺어준 소중한 인연으로
산나그네님은 나에게 선생님으로 다가오셨다.
독오당의 당원모두가 나에겐 스승이고 보면
짧은배움으로 기본계급에 충실히(?)살아온 나는
더깊이 지리산탐독의,독오당의 學에 빠져드는지도 모른다.
추석연휴에 가족들과의 오붓한 시간도 모두 미루고
산으로 달려온 이 문제의 사람들이 백무동으로 달려간다.
또 한사람, 가장문제가 많은 다우형님은 멀리 백두산으로 갔다.
아마도 우리들중 가장 문제가 심각하지 싶다. ㅋㅋㅋ
산으로 가기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과 단도리를 얼마나 미리
했는지는 짐작 하고도 남는다.ㅎㅎㅎ
조금은 시원해 졌으리라는 기대는 무너지고
한여름의 무더위 같은 날씨가 금방 땀이 뚝뚝 떨어지게 만든다.
언제나 예외없이 선두에서 탱크같이 저돌적으로
밀고 올라가는 돌격대장 센드빅형님의 뒤를 따라 간다.
추석명절에 다들 술에 푹빠져 있다온 얘기를 하며
걸어가는동안 유독 귀소본능의상태가 안좋다.
오래만에 만난친구와 평소주량을 훨씬넘는 과음에 부족한잠으로
컨디션이 안좋다 한다.
안그래도 땀이 많은친구가 날씨탓도 있지만
오늘은 유달리 많은 땀을 흘린다.
인민군사령부터
창암사거리를 지나 칠선계곡으로 접어들고
칠선폭포에 이른다.
물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멋진광경을 시원스레 감상한다.
대륙폭포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돌아나오면서 제석봉골로 방향을 잡아 고도를 높인다.
휴식.
출발할때 내배낭의 무게를 물으시든 산나그네샘이
소주pet병 댓병을 꺼내 내게 주시며 너무빨리
가니 지고 천천히 가자고 하신다.
눈치없이 여태 자꾸 배낭무게를 물어보든 의중을 몰랐다.
염주폭포(?)
모두 알고 있는이름이 다르고 해서 나중에
공부하자고 했었는데...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바지에서 물이 줄줄할 정도로
귀소본능의 바지가 물에 빠진것 처럼 흠뻑젖었다.
선생님의 "그래,그래,무라 무라!'를
오늘은 센드빅형님이 외친다.
두분을 따라 함께 하다가는 아마도 알콜중독이 되지싶다.
오래만의 호탕하고 밝은웃음소리가 제석골에
울려퍼진다.
센드빅형님이 세석에서 오늘밤 누군가를 분명히 만날것이라고
하더니 예상대로 되기위한 예언이였을까
뽓대형님의 시그널을 보며 걸었어니...
여름내내 에어콘바람 밑에서
자연의 순리를 역행하며 적응했든 몸은
원시림의 자연속에서 한동안 제자리를 찾기위해
가쁜숨소리를 내뺕게 한다.
코끼리바위에 도착하고
본능과함께 배낭을 벗어두고 제석당으로 간다.
여기서 우리는 백무동으로, 선생님과센드빅형님은 세석으로
헤어지기로 한다.
제석당에서 선생님의 기도로
언제나 안전한 산행과건강하고 무탈한삶을 염원해보고
서로의 길로 돌아선다.
멀고도, 지루하고, 힘든 하산의 시간중
어느듯 등뒤에서 부터 어두움이 어깨를 잡기 시작한다.
불을 밝히고 내려선 백무동엔 상점들도 문을 닫고
텅빈 주차장엔 주인을 기다리는 두대의 차가 짙은 어둠속을
지키고 있었다.
하산완료의 보고를 할때
세석에서는 뽓대형님과, 산나그네선생님,센드빅형님의
걸쭉한 술잔이 돌고 있음을 전화음성을 통해
감지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