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9 불일협곡[지리-38]
불일협곡.
일시:2011년6월19일(일요일)
함께 한 사람들:다우님,귀소본능님,수야
경로:쌍계사주차장-내원골-옥천대- 불일협곡-용추폭포-향로봉-소은산막-활인령-
내원수행촌-사관원-도성암-법고연마장-내원골-주차장
산행거리:8.6km
산행시간:8시간(휴식및 점심포함)
산행이 가능한 사람만 참가 하기로 벙개산행이 공지되고
산나그네님과 센드빅형님은 선약과 일정이 있어
이번 벙개산행에 함께 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대장님 표현대로 머슴아 셋이서 더위에 늘어진 그것이
싹오그라 들도록함 놀아보기로 한다.
19일 새벽4시40분.
다우대장님과 귀소본능을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이상하게도 산행이 있는 전날은 꼭 술먹을 일이 생긴다.
생활 여건상 저녁 늦은 시간 모임에 참석하며
이리 빼고 저리 빼면서 마시지 않으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먹은 술기운이 아직 남아 있다.
벌써 날이 밝아 오는 중이다 .
차에 오르기전 새벽공기를 깊숙히 들여 마시며 해장을 대신한다.
좁은 차 안에서 술 냄새 만으로도 다우형님은 취할지 모를일이니
껌도 하나 열심히 씹어본다.
독오당 접선 장소에 도착,
주차를 하려고 하는데 귀소본능의 차가 뒤따라 들어온다.
언제나 처럼 "형님!". "왔나!"
짧은 인사를 나누고 출발한다.
다우형님은 밤새 잠을 못 주무셨다 한다.
기침이 심한탓에..
"의사선생님이 감기가 뭡니꺼?"
"그래 말이다"
뒷좌석에서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겠다 하신다.
그렇게 달려 도착한 식당 앞에서 차 문을 열고 내리는 순간
밤꽃향이 코를 자극한다.
밤꽃 향기에 대한 대화는 다우형님이 뒷좌석에서
잠깐 주무시는 사이 본능과 둘이서 킥킥대며
이미 한차례 지난 꺼리었다.
그런데..
식당 아주머니께 밤꽃향이 좋은지,아닌지 물어보시는 것으로 보아
다우형님은 뒷좌석에서 우리들 대화를 다 듣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쌍계사주차장 으로 간다.
산행준비를 하며 텅 비어 있는 주차장에서
오늘 갈 방향을 향해 한 방 찍어 둔다
여기서도 밤꽃 향기가 난다.
대장님의 뒤를 따라 매표소 가기 전 우측의 마을 뒷편 좁은 수로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마을을 벗어나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들면서
온산을 뒤덮은 밤꽃이 천지삐깔이다.
흐드러 진다는 표현이 이럴때 쓰는 말인가 보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벌써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귀소본능은 벌써 줄줄 흐르기 시작한다.
나 스스로 땀이 참 많다고 생각했는데 귀소본능을
보면 여름 소나기를 맞은듯하다.
우유 빛깔 우리 대장님은 아직 뽀송뽀송 하시고...
건너편으로 보이는 황장산과 촛대봉.
작년 7월 독오당 13차 산행을 저곳으로 다녀왔었다.
문수골에서 비 때문에 후퇴하고 대안산행을 했던 곳이다.
쌍계사를 좌측으로 두고 걷는 길은
길이 선명하고 잘 정비되어 있다가 순간적으로 없어진다.
아니 없어진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막아버렸다.
좌측으로 눈을 돌리니 우회할만한 공간이 있다.
잘 살피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것 같아 표시기를 해둔다.
막아둔 곳을 돌아 나오면 고추밭이 있고 대로가 열려있다.
<계곡을 건너가면서>
<묵자 바위에서.>
바위를 잘 살펴보니 희미한 글자가 있긴 한데
알아볼수는 없을듯 하다.
한 바가지 땀을 쏟고 난 뒤 휴식을 하고 불일협곡 을 향해 간다.
스틱, 카메라, 등 장비를 미리 배낭에 넣고 가자는 대장님의 말씀에
채비를 단단히 하고.
협곡을 향해 오르다 만나는 소폭.
첫번째 만나는 힘든 구간 앞에 선다.
좌우로 웅장한 직벽이 약간 긴장하게 만드는 스릴 있는
험난한 코스를 몸을 바싹붙여 조심히 지난다.
나무뿌리며 돌 틈 이며 잡목을 잡고 건너는 이 코스가 아주 스릴 만점이다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계곡이 찌릿한 재미를 더해준다.
난 이런 게 재미있더라.
"귀소본능 올빼미, 죽어도 좋습니까!"
"예! 죽어도 좋습니다!"
군대 유격훈련장 이 생각난다.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협곡의 모습
그렇게 힘들다기보다는 약간의 긴장과 함께 조심해야 할
구간임 에는 분명하다.
정리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하나.
늘산님의 표시기가 땟깔이 선명하길래
최근에 다녀 가신 것인가 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다우형님은 2010년11월28일에 왔었고
그보다 일주일 앞에 2010년11월21일에 늘산님이 이곳을 다녀가셨다.
다우형님의 이름표.
담아야 할것이 너무 많은 사무총장님.
어떤 멋진 작품이 나올지 사뭇 기대가 된다.
쉴 때가 아니면 기침도 안 하는 대장 동무.
하긴 제일 선두에서 항상 먼저 가시니 뒤에 우리는
기침 소리를 못 들은 건지도 모를 일이다.
자 찍어라~
이 쌍손가락짓을...
계곡 우측으로 난 경사면을 기어오른다.
로프가 있어 잡고 오를수 있도록 되어 있었지만
만만한 구간은 아니다
이것은 유격훈련이다!
숙달된 조교의 시범을 밑에서 보면서.
다음은 귀소본능의 차례.
대장님은 "수야가 뒤에 오고 본능을 잡아주라.
본능이 다리가 짧아서..." 라고 하신다.
엥?
다리가 짧다니 내 보다 긴것 같은데??
귀소본능이 올라 가면서 하는말
"수야형님은 몸이 가벼운끼네 잘 올라 가지마는
내는 체중이 있다 아입니꺼"
그말이 맞제~
다리가 짧은거 하고는 별시리 차이가 없는거 같은데..
쩌어~우에 선 다리 긴형님 아입니꺼?~
욕본다. 우리 총장님^^
내려다보는 협곡
그야 말로 협곡이다.
좌우로 그대한 석벽이 직각으로 자리한 절경이
신성함으로 다가온다.
이 기분을 누가 알 것인가.
직접 올라보지 않은 자.
직접 눈으로 보지 않은 자.
직접 몸으로 체험하지 않은 자는
말로서는 표현 할 수 없는 지리산 속 에서만
느끼는 이 희열의 짜릿한 오르가즘의 순간을
어찌 알겠는가.
내 신선이 된듯하구나!!
도착한 옥천대에서
다우선사는 깊은 참선에 들어 깨달음을 얻고..
신선의 반열에 도달 했으니,
일순간 찬란한 빛이 머리 위에서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는 뭐 그런
말도 안 되는
믿거나 말거나 한 전설이...^^
<최치원 선생이 공부하여 신선이 되었다는 옥천대(玉泉臺)!>
천연 암굴인 이곳은 작은 아파트 거실 크기의 넓찍한 공간이 있고,
그와 별도로 그 안쪽에 또 하나의 침실 같은 공간에는
한 두어 사람이 누워 잘 수 있을 정도의 자리가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탐구에 몰입한 본능은 다우형님캉 둘이서
내부수색을 한동안 했다.
한참 동안의 휴식을 하며
막걸리 한잔 하려고 꺼내놓으니
이것이 얼마나 얼었는지 녹지를 않는다.
입맛만 보고 나중에 먹기로 하고 길을 잡아 오른다.
<옥천대에서 귀소본능>
용추에 도착하는 순간.
와! 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어느새 저 직벽을 잡고 올라 갈려고 용을 쓰고 있는 다우행님.
결국, 저 안쪽의 소를 찍어 왔겠지요?
그것 볼려고 그렇게 고년 치맛자락 잡듯이 죽기 살기로 매달려서 올라갔는데.
언제나 손가락 짓.
저거 자꾸 보다 보니까 나두 카메라만 보이면 저렇게 되어 가는 것 같은데...
용추폭포.
불일협곡 최고의 폭포.
안용소,바같용소,(한폭포 아래 소가 2개인 특이한 구조 ) 가 있는 폭포로
위에서는 보이지 않는 폭포가 20미터 높이로 쏟아져 내리고,
그 아래 '겹용소'(옛 문헌에는 '학연(鶴淵)'으로 기록)가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곳의 큰 용소 바깥에
또 하나의 용소가 겹으로 이뤄져 있어
사람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참으로 신통한 모양의 '겹용소'였다.
"저쪽 안쪽 용소 깊은 곳에 여기서 가야산까지 통하는 터널이 있고,
그게 최치원선생이 신선이 되어 두 산을 오가는 길이라고 전해온다.
내가 몇 차례나 그 터널을 찾아보려고 시도했지만,
워낙 깊고 안쪽 용소로의 접근이 어려워 실패했다."
변규화님의 말을 들을수록 신비로움에 빨려들었다.
저 속에 신선세계가 있다는 것인가?
이곳에서 '三神洞(삼신동)'이라 새겨진 돌이 발견됐다고도 한다.
-불일협곡 명당 옥천대(玉泉臺)최화수님의 글중에서 발췌-
폭포의 우측으로 오르면 바로 이어지는 향로봉(청학봉)이고
좌측의 길을 따라가면 불일암으로 이어진다 한다
우측 향로봉(청학봉)으로 올라 가기 위해
또 한 번의 사투를 기꺼이 감수하고
도착한 향로봉에서 불일폭포를 본다.
향로봉(청학봉)에서 보이는 불일암이 바로 앞처럼 가깝다.
향로봉(청학봉)에서 마주보는 비로봉(백학봉).
향로봉에서 여유로운 휴식과 함께
막걸리잔을 나눈다.
신선놀음으로 여유롭게
푸른 하늘을 감상하며...
소현로를 걷는다
이 길을 따라 부안임씨 묘를 지나 활인령으로 소은산막 으로 간다.
마음을 낮추어라!
마음을 낮추어라!
귀소본능이 몇번인가 되뇌인다.
소은산막 으로 가는 길은 여유로운 산책길처럼 포근하고
푹신하다.
소은산막에 도착하고 인사를 드리니
반갑게 마주해주시며 시원한 냉수를 내어 주신다.
지난번에 왔을 때 안 계시더라는 다우형님의 말씀에
몸이 불편해 병원에 계시다
최근에 오셨다고 하신다.
소은산막과 증미당에 대한 말씀.
나는 사실 지루하고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씀이 더 많은 불가의 얘기를 듣고 있는 동안 졸음이 쏟아져 온다.
한 시간여를 그렇게 경청하고 귀소본능은 배낭에서
라면과 약간의 간식거리를 사양하시는 마루에 억지로 놓고 일어선다.
라면을 끓여 주신다고 먹고 가라는 말씀을 극구 사양하고
소은산막을 나선다.
졸음이 온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는 것은
산막을 나서면서 금방 알게 되었다.
활인령에서 점심을 먹고
내원수행촌으로 내려간다
<불일협곡은 저 뒤 안쪽 인가?>
사관암으로 가기 위해 한참을 오르다.
사관암 들머리에서 사관암
중간정도에 좌측에 넓고 큰 바위동굴이 있어
잠시 혼자 가보았는데
옥천대와 비슷한 크기의 넓은 굴이 있었다.
???
<사관암>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하는 중에
다우대장님은
"사간원 할 때 간 자가 무슨 간 자입니까?"
라고 끝까지 물으신다.
"여기는 스님들이 조용히 수행하는 토굴이니 빨리 돌아가십시오!"
"하나만 여쭙고 가겠습니다. 간 자가 무슨 간 자를 씁니까?"
"꿸 관 자입니다, 빨리 나가주세요"
더이상 말도 못 걸고 돌아서 나와 도성암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대장님은
"사 자는 무슨 사 자인지 물어봐야 하는데....
<도성암>
아무도 없다.
쫓겨 나는 거 보다는 차라리 낫겠다.
물도 한 모금 마시고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쉬는 중에
평상에 앉아서 나무에서 나오는 향이 참 좋다고 느낄 때쯤,
대장님의 궁금증이 또 도진다.
이 나무 이름이 뭐지?
본능의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보지만 모르겠단다.
그렇게 쉬고 있는 중에
사관암의 아까 그 스님이 들어오신다
"처사님들은 갈곳이 그리도 없습니까.여기는 어떻게 알고
오셨습니까?"
아까 보다는 훨씬 부드럽다.
다우형님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스님, 사관암 할 때 사 자는 무슨사 자를 씁니까?"
"일(事) 꿸(貫)으로 깨달음을 의미합니다."
"아~예"
"그럼 이 나무 이름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모르겠습니다. 조용히 쉬시다 가십시요"
사립문 쪽 으로 나가든 스님이 돌아서며
이곳을 다른 여러 사람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한다.
(합다리 나무)
도성암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자마자
대장님은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입에다 물려주신다
시원한 아이스크림 같은 맛난 산행을 그렇게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