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지리산 둘레길

2018.04.08 지리산 둘레길 (운봉-인월)

지리99 수야 2018. 4. 8. 00:52

지리산 둘레길 17


행동팀 지리산 46차 정기산행

함께 걸으신 분들:행동팀 4명+의령팀 4명(솔바우 님, 노을 님, 황순진 님, 김은의 님)+

                       규다네 가족 3명(최규다 님, 들풀 님, 최부민)+귀소본능 님 (총 12명)

걸어간 길:지리산 둘레길 2구간 운봉-인월(9.9km)

                    운봉읍 – 서림공원(0.2km) – 북천마을(0.8km) – 신기마을(1.1km) – 비전마을(2km) – 군화동(0.8km) –

             흥부골 자연휴양림 (2.9km) – 월평마을(1.5km) – 구인월교(0.2km) – 인월안내센터(0.4km)


2018-04-08 지둘17(2구간 운봉-인월).gpx


그 길 같이 걷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진 귀소본능>                                                                   


지리산 둘레길을 완주하는 날입니다.

처음 인월에서 걷기 시작한 길은 둘레길 전체를 돌아 이제 운봉에서 다시 인월까지 9.7km의

마지막 한 구간만 걸으면 완주하게 됩니다.

운봉읍 운봉초등학교 지나 24번 국도를 건너 서림공원 석장승이 있는 공터에

서울과 의령 창원에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행동팀 둘레길 완주를 같이해 주겠다고 이렇게 달려와 준 분들입니다.

엊그제 내린 때아닌 눈으로 4월에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 펼쳐집니다.

서북능선이 한겨울에나 볼 수 있는 설경으로 다가옵니다.   <사진 귀소본능>


반가움으로 인사 시간이 한동안 흐르고 난 뒤, 

출발에 앞서 단체 사진을 찍습니다.

행동팀 지리산 둘레길 완주 동행 길에 참여해 주신 분들입니다.

좌측 위로부터 노을 님, 황순진 님, 김은의 님, 최정남 님, 솔바우 님, 들풀 님, 최부민,

아래 좌측부터 산들강 님, 성주숙 님, 최규다 님, 수야,

사진 찍느라 안 보이는 귀소본능 님 까지 총 12명입니다.  <사진 귀소본능>



운봉 서림공원 석장승

당산은 마을 수호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이곳 서천리 당산에는 한 쌍의 석장승이 있는데 외형상 구분은 불분명하지만

북쪽의 것은 남자, 남쪽의 것은 여자라 한다.

약한 기운을 막는다는 뜻으로 두 장승에는 각각 방어대장군과 진서대장군이라 새겼다.

두 장승 모두 벙거지를 쓰고 수염이 달렸으나 남자 장승에는 귀가 없다.

수수한 노인 모습을 한 여장승은 키가 작지만, 실제 인간 모습에 가까우며 얼굴 표정이 사실적이다.

이 장승은 마을을 수호한다는 신앙적 의미뿐만 아니라

서민의 소박한 표정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민속예술의 연구자료로서 높은 가치를 갖는다.

이장승은 운봉 사람들이 각별히 아끼는 석장승들이다.





끝이 좋은 인연 /해밀 조미하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인연을 만나게 된다

그냥 스쳐가는 인연이 있는가 하면

참 좋은 인연으로

오래오래 함께 하는 인연이 있다

처음에는 간 쓸개까지

빼줄 것처럼 다가왔다가

뒤돌아설 땐 온갖 좋지 않은

모습으로 사라지는 사람들

참 좋은 인연이란

처음이 좋은 인연이 아니라

끝이 좋은 인연이라는 이 말이

너무나 가슴 깊이 다가오는 말이다

한 번쯤 그사람을 떠올렸을 때

좋은 기억으로 남아

무얼 하고 사는지 궁금하고

보고싶다는 여운을 남겨두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살다 보니 이런저런 인연으로 만나 그런저런 이유로 상처를 받고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고 살게 됩디다.

별 것 없는 세상살이 미움받고 미워하며 살지 않으면 되는 것을.

저는 적어도 끝이 좋지 않은 인연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아니길 항상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지리산이 맺어준 참 소중한 인연들이 많습니다.

늘, 고맙고 감사하며 하늘이 준 축복이라 생각하지요

오늘 그 소중하고 고마운 인연들과 봄 길을 따스하게 걷습니다.<사진 귀소본능>  


둘레길은 서림공원에 들어선 뒤 지방하천 람천 제방길을 따라 걷게 됩니다.

람천은 지리산 고리봉에서 발원하여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을 지나 전라북도와 경상남도 도계에서

좁은 협곡을 통과하여 임천으로 흘러듭니다.
람천을 따라 지리산 둘레길 (운봉~인월) 구간이 이어지며

활짝 핀 벚꽃과 함께 양묘장, 황산대첩비, 국악의 성지, 송홍록 생가를

둘러보며 걸을 수 있습니다.

한창 피어난 벚꽃길 옆으로 녹지 않은 눈이 겨울과 봄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사진 귀소본능>  


12명의 산꾼이 지나가는 길은 시끌시끌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봄기운 물씬한 정겨운 길과 정겨운 사람들

사람 사는 세상 같아 참 좋습니다.<사진 귀소본능>  


지난번 둘레길은 28km에 달하는 길고 긴 길을 걸었습니다.

두 구간을 하루에 걸은 탓에 오늘 마지막 구간은 거리가 짧고, 길의 난이도 또한 낮아

아주 천천히 걷자는 말을 반복적으로 자주 합니다.

그러나 지리산 골골을 누빈 산꾼들의 걸음은 결코 천천히 걸어지지 않습니다.<사진 귀소본능>  


출발 후 2km를 걸어 신기마을 입구에 도착합니다.

잠시 쉬며 배낭을 정비하고 옷을 벗고, 간식을 나누어 먹습니다.

다리를 건너 다시 좌측으로 이어지는 제방길을 걷습니다.<사진 귀소본능>  


앞으로 다가오는 야트막한 야산 같은 산이 황산입니다.

운봉이 고도 500m를 넘다 보니 황산이 동네 야산처럼 보여도 698m나 됩니다.


운봉

운봉고원(雲峰 高原)은 전라북도 남동부의 소백산맥에 위치한 분지 형태의 고원으로,

그 범위는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의 행정 구역과 일치된다.

운봉고원은 운봉천이 흐르는 북동쪽과 구룡 계곡이 위치한 남서쪽 가장자리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600~1,300m 사이의 높은 산지로 둘러싸여 있는 450~550m 고도의 분지 지형을 이루고 있다.

소백산맥을 따라 내려오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은 운봉고원의 북쪽 경계를 이루다가

고원의 남서쪽에서 고원 내부를 관통하여 지리산 노고단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운봉고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앙과 북동부 지역은 지표면을 흐른 하천이

낙동강에 흘러드는 낙동강 유역에 속하지만, 남서부의 일부 지역은 섬진강 유역에 해당한다.

운봉고원이 위치한 운봉읍은 삼한시대에는 진한(辰韓)의 영토였고

삼국시대에는 모산현(母山懸)이라 불리는 신라의 국경 요새지였다가,

757년(신라, 경덕왕 16)에 현재의 지명인 운봉현(雲峰縣, 雲城)으로 개칭되었다.

운봉의 지명 유래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중에서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운봉이라는 지명이 북한의 개마고원에 위치한 두운봉(頭雲峯)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하는 것이다.

두운봉도 운봉과 마찬가지로 높은 봉우리들이 둘러싸고 있는 고원상의 분지 지형인데,

두운봉 일대에 거주하였던 발해 유민들이 운봉에 정착하면서 두운봉과 비교하여 붙인 지명이라는 설이다.


람천을 따라 건너가고 다시 건너오며 둘레길은 계속됩니다.

황산대첩비 맞은편 다리를 건너기 전 동편제라는 아담한 건물이 있습니다.

이곳 비전마을은 동편제의 발상지입니다.


동편제와 서편제

우리의 소리 동·서편제를 구분 짓는 것은 섬진강이다.
섬진강을 중심으로 동쪽 전라도 동북지역의 소리를 ‘동편제’라고 부른다.

송홍록 정춘풍의 법제를 축으로 발전한 소리이며 기교가 적고 창법이

웅건해 풍부한 성량을 지녀야 가능한 창이다.
‘서편제’는 섬진강 서쪽 전라도 서남의 소리로 박유전을 시조로 기교가 많은 것이 특징.

천성적으로 타고 나지 않아도 노력으로 가능한 창이다.

동편제 가왕 송홍록, 국창 박초월 생가가 황산대첩비 옆 비전마을에 있다.<사진 귀소본능>  



황산대첩비

황산대첩은 1380년(우왕 6) 9월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고려말 이곳에서 왜구를 격퇴한 사건을 말한다.

660년 백제 말 계백이 신라 김유신과 싸웠던 충남 논산 연산면 일대 황산벌 전투와는 다르다.
황산대첩에 앞서 왜구는 수차례 전라·경상지역에 쳐들어와 약탈과 살육을 일삼았다.

1376년 왜군이 홍산으로 쳐들어오자 최영이 막아냈고 1378년 지리산으로 재침입하기도 했다.
2년 뒤 500척의 함선을 이끌고 온 왜구는 금강 하구를 통해 충청·전라·경상 3도로 침입했다.

최무선이 화포 화통으로 막아냈으나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었다.

보다 못한 우왕은 결단을 내린다.

이성계를 경상·전라순찰사로 임명해 방어케 한다.

이성계는 남원에서 배극렴 등과 합류한 뒤 운봉의 황산 북서쪽에서 기다리다 쳐들어오는 왜구와 맞닥뜨린다.
처음에는 이성계가 고전했으나 부하 장병을 격려하고 기가 충천해 이들을 대파했다.

이후 왜구의 발호가 뜸했다.

이는 왜구와의 싸움에서 특기할 만한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1577년 선조는 남원시 운봉읍 화수리에 황산대첩비를 세웠다.





일제 강점기 때 일제는 비문을 쪼아내고 비를 파괴해 버렸다 합니다.

이곳에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현재 비는 깨지고 빛바랜 채 넘어져 있습니다.

넘어진 비가 있는 파비각입니다.





황산대첩비를 둘러보고 나오자 바로

동편제 가왕 송흥록, 국창 박초월 생가입니다.<사진 귀소본능>  



활짝 핀 봄꽃 같지 않습니까?

제 눈에는 그리 보입니다.

아니면 말고.


틈만 있으면 단체로 찍어 제낍니다.

귀소본능은 자기는 안 찍히고 남들만 찍어 댑니다.

사진을 가만 보니 한 놈만 특이하네요.

모자 살 돈이 없어서...<사진 귀소본능>  


우리 부민이는 표정이 억지로 하는 거 같네.

아빠가 억지로 시켜서 그럴까?<사진 귀소본능>  


비전마을을 지나 길은 인월로 계속됩니다.<사진 귀소본능>  


산과 들과 내를 따라 생명의 소리 들으며

삶의 길을 걸었습니다.


비전마을과 군화동을 지나자 24번 국도가 지나가는 화수교를 건너갑니다

화수교를 건너는 길은 Z자를 그리며 옥계저수지로 연결됩니다.



바람 들지 않는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아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

봄나물과 함께 펼쳐진 점심상은 거의 잔칫집 같습니다.

될 수 있으면 간단하게, 적게 가져오라고 그리 당부를 했지만

배낭에서 나온 음식들은 먹고 남을 만큼 푸짐합니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들이 그만큼 넉넉하고 푸짐하다는 말이겠지요,

지난번 둘레길을 같이 하지 못했을 때

기어이 그 먼 길을 달려와 얼굴이라도 보고 가겠다며

내놓고 간 규다의 홍어가 오늘도 빠지지 않습니다.

먹고 마시고 웃고 즐기는 봄 소풍은 이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까지 나누어 줍니다.<사진 귀소본능>  


옥계저수지를 지나 임도를 따라 약간의 오르막을 힘들이지 않고 걷습니다.


길에서 자작나무를 심으러 나온 분들과 이런저런 대화도 나누어봅니다.

나무에 대해 아는 게 없는 저는 자작나무에 대해 듣고만 있습니다.

사실상 이 구간 최고 고도를 지나 이제 길은 내리막으로 다가옵니다.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과 뒤섞여 흥부골 휴양림에 도착합니다.


행동팀과 둘레길 두 번째 동행인 노을 형님은

둘레길은 재미없다고 안 올 거라 하면서도 참석을 했습니다.

오로지 완주 축하를 위해 왔다고 하지만 행동팀이 좋아서 왔다는 게 다 표시가 납니다.

욱하는 성깔, 뒤끝 없는 화끈한 직설화법, 때로는 손해 볼 줄 알면서도 덤비는 무모하고 저돌적인 면,

간혹, 바보스러울 정도로 여린 심성.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배반할 것 같지 않은

순진함과 순수함이 그대로 보이는 형님을 저는 좋아합니다.

노을 형님의 생각은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다는 말입니다.

저는 너무좋아 하면 반말을 합니다.

해서, 형님한테 반말하는 것은 술에 취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좋아해서 그런 겁니다.

<노을 형님 제가 이리 누군가를 칭찬하는 경우는 잘 없다 앞으로 잘해라아이.>


배낭을 풀고 오래 쉽니다.

그동안 쑥을 뜯고 나물을 캐고, 잠시 눈도 붙입니다.

아직 채 꺼지지 않은 뱃속이지만 또 다시 과일을 받아먹습니다.<사진 귀소본능>  


흥부골 휴양림에서 포장도로를 버리고 개천이 흐르는 산길로 들어갑니다.

인월까지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폭신한 흙길이 딱딱한 포장도로 길과는 천지 차이인 산길이 펼쳐집니다.

숲속을 걷는 맛이 정말 좋습니다.

아마 처음부터 계속 이런 길을 걸었다면 이 좋음은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통쾌의 쾌감입니다.


천천히 느긋하게 걸으니 모르고 스쳐 지나갈 풍경도 보게 됩니다.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는 말이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멀리 지리산 상봉의 모습이 아련히 다가옵니다.

서북능선을 줄곧 바라보며 걷다가 상봉을 보게 되니 우아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사진 귀소본능>  




인월로 내려서기 전 마지막 휴식입니다.

또 귀소본능이 단체를 요구합니다.<사진 귀소본능>  


시끌벅적 골목을 지나 인월 둘레길 종점으로 갑니다.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가 황산에서 어두운 그믐밤에 달을 끌어올린 마을이라 하여 인월(引月)이라는

지명이 붙여진 인월면 인월리의 구 인월마을과 원평마을이

합쳐져 달오름마을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여졌다는

달오름마을에 도착합니다.

마을 표지석 바로 옆으로 영월정이 있습니다.



부민가 이제 웃네요.<사진 귀소본능>  


영월정(迎月亭), 영월대(迎月臺)

달오름마을에 있는 영월정(迎月亭)은 전북 남원시 인월면 인월리에 있는 고려 후기의 정자이다.

이 정자를 짓게 된 유래는 1380(우왕 6)에 당시 3도 도원수 이성계가 황산(荒山)에서 왜구를 섬멸할 때,

어느 날 밤 너무 어두워 적을 탐지하기 어려워지자 하늘을 우러러 달뜨기를 기원하였다고 한다.

그러자 밝은 달이 떠올라 적을 물리칠 수 있었는데, 이를 기리기 위하여 이 정자를 지었다고 전한다.

상량문에 의하면 단기 1960년 정월에 중건하였다.

월평마을 냇가 구 인월교 옆에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동향이며, 규모는 정면 3, 측면 2칸이다.

영월정 옆 람천에 영월대(迎月臺)란 바위가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두고 인월 8경이라고 전한다.

인월8경은 황강폭포(荒崗瀑浦), 고역연람(古驛煙嵐), 층층괴석(層層怪石), 뇌뢰반암(磊磊盤岩), 풍천어적(楓川漁笛),

월평농가(月坪農歌), 삼봉낙조(三峰落照), 백장효종(百丈曉鐘) 등이다.

<사진 귀소본능>  


2014년 11월 인월에서 8명이 시작한 길, 4명만 남은 줄 알았더니....

2018년 4월 12명이 되었습니다.<사진 귀소본능>  


17회 만에 둘레길을 완주합니다.

쪽팔린다고 하지 말라는 말을 안 듣고 끝내 친구 규다가 현수막을 해 왔습니다.

부끄럽더라도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둘레길을 시작하고

행동팀에서는 세 사람이 수술대에 올랐고,

개인적으로는 두 번의 수술과 긴 회복 기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이때 집마다 돌아가며 부모님 상을 치렀습니다.

아이들이 군대에 갔고, 그 아이들이 제대했고, 제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사를 하였으며, 일터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사연과 이유로 둘레길은 더디게 진행되었고,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둘레길을 틈틈이 걸을 때면

이 길 위에서는 행복했습니다.

이 길을 함께 걸었든 사람들, 그분들과의 깊은 인연이 있어 더 행복했습니다.

둘레길은 저에게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길이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별 소식이 없는 듯 살아도

마음 한편엔 보고픈 그리움이 쌓여, 보고 싶을 때면 꺼내보는

사진첩의 얼굴들처럼 반가운 사람, 그런 좋은 인연들과 이 길을 걸었습니다.

같이 걸어 주신 의령팀 솔바우 선생님, 노을 형님, 순진 형님, 은의님.

멀리서 달려와 준 내 친구 규다, 부민이, 들풀님.

언제나 늘 고마운 귀소본능.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 길에 동참했었든 에스테야 형님과 모모님.

둘레길에서 마주쳤든 뽓대 형님과 달이님 답지님.

고맙습니다.

소중하고 귀한 인연 잘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재미도 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사진 귀소본능>  


너를 만나러 가는길  

                               -용혜원 -


나의 삶에서 너를 만남이 행복하다

내 가슴에 새겨진 너의 흔적들은

이 세상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나의 삶의 길은

언제나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리움으로 수놓는 길

이 길은 내 마지막 숨을 몰아쉴 때도

내가 사랑해야 할 길이다


이 지상에서

내가 만난 가장 행복한 길

늘 가고 싶은 길은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2018-04-08 지둘17(2구간 운봉-인월).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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